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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원숭이두창 전세계 확산

"원숭이두창은 美 생물무기"…러시아, 전 세계 상대로 음모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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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반스달 아트 공원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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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성식 기자 = 러시아가 전 세계를 상대로 원숭이두창은 미국 정부가 만들어낸 생물무기라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와 러시아 정부의 통제를 받는 언론사들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나이지리아나 우크라이나의 실험실에서 발원했다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P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원숭이두창 미국 유출설 주장의 근거는 지난해 3월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처음 제시된 시나리오다.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정부 당국자 등이 포함된 전문가 패널은 원숭이두창이 2022년 5월부터 전 세계로 퍼지는 상황을 가정해 생물학적 위협의 피해를 줄일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 때 실험실에서 조작된 병원균이 테러에 악용돼 1년 반 동안 30억명이 감염되고 2억7000만명이 숨진다는 내용의 시나리오가 제시된 것이다.

다소 황당한 내용인 듯 보이지만, 공교롭게도 그동안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선 감염사례가 드물던 원숭이두창은 올해 5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해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음모설을 뒷받침하는 모양새가 됐다. FP는 러시아가 현재 진행 중인 원숭이두창의 세계적 확산과 전혀 무관한 사안들을 입맛대로 끼워 맞춰 마치 미국이 이번 사태를 조장한 배후인양 보이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이리나 야로바야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부의장이 원숭이두창 미국 유출설을 또다시 언급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의 군사적 생화학실험실의 비밀'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러시아가 전염병에 대해 미국의 생물무기라는 음모론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서도 미국 실험실에서 유출된 바이러스 탓이라고 주장했고, 구소련 시절에는 미국 정부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유발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만들어내 흑인을 겨냥한 무기로 활용한다는 허위 정보전을 펼쳤다.

러시아의 이런 선전전에는 미국에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비도덕적인 국가라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FP는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원숭이두창 대응과 관련해 미국 시민의 정부 신뢰도를 훼손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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