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소흔작가 인터뷰…"경연 프로그램 로고·연습복·포스터까지 모두 디자인"
"전투씬과 달리 춤은 세세히 묘사하면 이질감…특정 연예인 떠오르지 않게 작업해"
웹툰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무대 장면의 연출이 가장 어려워요. 첫 무대 장면이 나오는 13화의 경우에는 3∼4개월을 매달리며 10번 넘게 콘티를 고치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수정했을 정도로 열정을 쏟았습니다."(장진)
"첫 무대 장면은 정말 몇 달을 장진 작가와 피눈물을 흘리며 다듬었어요."(소흔)
웹툰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데못죽)의 각색을 맡은 장진 작가와 작화를 담당한 소흔 작가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인 만큼 춤과 노래, 컨셉을 모두 담은 무대를 구현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소흔 작가는 "춤은 액션 장르의 전투씬과 또 달라서 역동적인 구도를 잡거나 연속 동작을 세세하게 묘사하면 오히려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더라"며 "실제 아이돌 무대라면 캡처로 돌아다닐 만한 장면을 살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색을 맡은 장진작가 캐리커처 |
작 초반 배경인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 '아이돌 주식회사'의 세세한 요소도 마치 방송 제작진처럼 두 작가가 고심해 만들어냈다.
소흔 작가는 "시즌1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포맷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 정체성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로고와 메인컬러, 상징을 꼭 정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로고, 포스터, 연습복, 배지, 자막, 타이틀 화면 등 많은 것을 쉬지 않고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장진 작가는 "주로 옆에서 '초반에 이런 재질을 쓰기엔 제작비가 적지 않았을까요?', '이 무대는 '아이돌 주식회사' 세트장에서 구현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같이 현실적인 태클을 거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아이돌 주식회사'의 시그니처 포즈다.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에서 대형 군무에 특징적인 포즈를 넣는다는 점에 착안해, 프로그램명과 연관된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장진 작가는 "주식 관련 이미지를 모아놓은 폴더를 보며 손을 이리저리 움직여보다가 주식 그래프를 표현하면 어떨까 생각해 제의했다"며 "소흔 작가가 '우상향'으로 고증해 반영해줬다"고 밝혔다.
장진·소흔 작가가 만든 '데못죽' 속 시그니처 포즈 |
아이돌물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드는 데는 많은 난관이 있다.
주인공들이 끊임없이 염색하고 컨셉을 바꾸기 때문에 독자들이 캐릭터를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흔 작가는 "각 캐릭터의 '모든 시기에 걸쳐 변하지 않는 두드러지는 점'을 하나씩 잡으려 했다"며 "같은 흑발이라도 한 명은 보라색 톤의 흑발, 한 명은 갈색톤의 흑발 같은 식으로 눈에 보이는 차이를 주려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있을 법한 무대를 구성하면서도 특정 실제 무대나 아이돌이 떠오르지 않도록 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장진 작가는 "특정 연예인이나 무대가 떠오르지 않도록 굉장히 신중하게 레퍼런스를 모으고 있다"며 "연상되는 레퍼런스를 죄다 갖다 붙여보면서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본다는 점이 재밌다"고 언급했다.
작화를 맡은 소흔 작가의 캐릭터 |
작품 속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장진 작가는 "주요 캐릭터들은 극 속 캐릭터라기보다는 우리 팀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동료 같은 존재로 더 많이 느껴지는 듯하다"며 "엑스트라에 디테일한 설정을 농담 삼아 부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7화에 딱 한 컷 등장하고 탈락하는 꼴찌 '추성구'에 대해서는 "'이 친구가 사실 재산가의 아들인데 아이돌이 되고 싶어 아주사에 나온 게 아닐까, 탈락 후에는 프로골퍼가 되지 않을까'라는 서사를 만들고 있더라"라고도 털어놨다.
'데못죽'은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하고 있다.
원작인 동명 웹소설의 누적 조회 수 2억회를 훌쩍 넘겼고, 웹툰은 연재 20일 만에 누적 독자 수가 118만명에 육박해 밀리언셀러로 분류됐다.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