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비상방역전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위훈을 세운 군의부문 전투원들을 만나 축하 격려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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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며 제안 나흘만에 비난했다. 남한 정부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닫았다. 비핵화를 둘러싼 입장차가 재확인되면서 남북 관계는 단절의 시대로 들어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8일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 것은 검푸른 대양을 말리워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밝혔다고 노동신문 등이 이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핵화 진전 단계에 따른 6가지 경제지원 방안이 담긴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북한이 나흘만에 윤석열 정부의 공식 대북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 부부장 담화는 북한의 공식 입장과 같다.
북한은 담대한 구상에 대해 “황당무계한 말” “바보스럽기 짝이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김 부부장은 “10여년 전 리명박 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커녕 동족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며 “우선 ‘북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이라는 가정부터가 잘못된 전제이라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또 ‘비핵화 대 경제지원’식 접근을 문제삼았다. 그는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천진스럽고 아직은 어리기는 어리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어느 누가 자기 운명을 강낭떡 따위와 바꾸자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담대한 구상에 호응을 거부한 북한은 향후 남북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며 “‘담대한 구상’으로도 안된다고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남북은 대화와 교류가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관계 단절의 시대로 한층 더 접어들게 됐다. 북한이 대남 적대시 기조를 천명하고 있고, 남한은 대북 억지력에 기반한 접근을 강조하는 터라 ‘강 대 강’ 대결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김 부부장 담화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입장문에서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무례한 언사를 이어가고 우리의 ‘담대한 구상’을 왜곡하면서 핵개발 의사를 지속 표명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내심을 갖고 계속 북한을 설득하고 한편으로 필요하면 압박도 해서 대화로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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