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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결국 윤빛가람 살렸다…유연하게 진화하는 남기일 리더십[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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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기일 제주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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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남기일 리더십’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남기일(48)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현재 K리그에서 쉬지 않고 가장 오래 일한 사령탑이다. 2013년 광주FC에서 감독대행으로 출발한 그는 성남FC와 제주를 이끌며 K리그 통산 322경기에 나섰다. 아직 40대인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괄목할 만한 커리어다. 2017년 후반기 광주에서 물러난 후 잠시 쉰 것을 제외하면 백수로 보낸 기간이 아예 없다. 여기에 K리그 역사에 남을 세 차례의 승격을 이끌며 얻은 ‘승격 청부사’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빅클럽 제주를 맡은 첫 시즌에 승격시켰고, 지난해에는 팀을 4위에 올려놨다.

최근 주목할 만한 것은 남 감독의 스타일 변화다. 광주와 성남을 거치면서 남 감독은 ‘젊은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로 명성을 얻었다. 젊지만 선수들을 비교적 강하게 통제하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팀으로 만들어가는 능력이 탁월했다.

제주에선 특유의 강인함에 유연함을 더하고 있다. 최근 윤빛가람의 부활 사례만 봐도 남 감독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윤빛가람과 남 감독은 서로를 알아가고 적응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윤빛가람은 개성이 뚜렷하고 흔히 말하는 ‘에고’가 강한 선수다. 자칫 팀 ‘케미’를 깰까 걱정하는 남 감독과는 궁합이 완전히 맞는다고 보긴 어려웠다. 여기에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윤빛가람은 전반기 4경기 출전에 그쳤다. 게다가 제주에는 이창민과 최영준 같은 특급 중앙 미드필더들이 있어 윤빛가람이 설 자리가 좁아졌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트레이드 대상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후반기 들어 기류가 달라졌다. 선수들의 적극적인 독려 속 윤빛가람과 남 감독 모두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다. 우여곡절 끝에 윤빛가람이 제주에 남은 게 오히려 약이 됐다. 남 감독도 그간 몰랐던 윤빛가람의 속마음을 듣고 제자를 이해하게 됐다. 남 감독은 포메이션을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바꾸며 윤빛가람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남 감독의 신뢰 속 윤빛가람은 후반기 두 경기에 출전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14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2골을 터뜨리며 대승을 견인했다. 평소 칭찬에 인색한 남 감독은 “ 윤빛가람의 역할이 커졌다. 오늘 경기에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면, 팀이 필요로 하는 모든 걸 잘해줬다. 볼 소유, 밸런스, 템포 조절까지 좋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불과 한 달여 사이 윤빛가람과 남 감독의 관계는 180도 달라졌다.

윤빛가람을 살리는 남 감독의 변화를 보며 축구계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놀라움을 표한다. K리그에서 활동하는 한 에이전트는 “의외의 모습을 봤다. 흔히 말하는 독불장군 이미지가 확실히 사라진 것 같다. 여러 팀을 거치면서 특유의 리더십을 유지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험난한 K리그 무대에서 10년 동안 쉬지 않고 일한 이유가 있다. 현재 여러 감독 중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다. 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감독”이라고 덧붙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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