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원석, 한동훈과 연수원 동기…직접 박근혜 조사해 구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제45대 검찰총장 후보로 총장 직무대리인 이원석(54·사법연수원 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명했다. 이 차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냈다. 임명을 제청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연속성 있게 검찰 조직을 운영할 적임자라는 판단에서 이 차장을 지명했다고 한다. 김오수 전 총장 사퇴(5월 6일) 104일 만이지만, 이 차장이 지난 5월 23일부터 총장 직무대리로 일해 사실상 공백 기간은 16일이다. 이 차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윤 대통령이 임명하면 공식 취임한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총장 패싱 인사’ ‘식물 총장’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 이 차장은 최근 검찰 인사마다 한 장관과 협의했고, 이 차장 의견이 대부분 관철됐다고 한다. 검찰 내부에선 한 장관과 개인적 친분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 본다. 장관과 총장은 긴밀히 협의할 일이 많은데,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같은 반, 같은 조로 가까웠고, 함께 특수통 검사의 길을 걸었다.

이 차장은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서울 중동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를 시작했다. 대검 수사지휘과장·수사지원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통 정통 코스를 밟았다. 2007년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본부,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 등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일해 ‘윤석열 사단’으로 묶인다. 이 차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1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에서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된 바 있다.

이 차장은 2017년 검찰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고 구속했다.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때는 정운호 법조 게이트 수사를 주도했다. 한 검찰 간부는 “수사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대로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차장은 기획통 면모도 있다. 2008~2009년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일 때 축산업자들의 숙원이던 축사 담보대출 제도를 도입하고, 전세 세입자에 대한 우선 변제 금액을 확대하는 등 실적을 쌓았다. 제주지검장 때부터 제주 4·3사건의 직권재심 청구 대상자를 확대하고 있다.

법조계 한 고위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장악 시도를 그렇게 비판했던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이어 검찰총장까지 최측근 특수통 검사로 채운 건 결국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한 장관-이 총장으로 이어지는 전 정권 수사라인이 완성됐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탈북 어민 강제북송 의혹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수원지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서울동부지검이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이 차장은 총장 지명 직후 취재진에게 “국민 목소리를 더욱 겸손하게 경청하고, 검찰 구성원 모두 힘을 합쳐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말했다. 또 중립성·독립성 문제에 대해 “밖에서 염려하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 가치들을 소중히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