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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총선에 우려먹으려나…재건축 `브레이크`에 뿔난 1기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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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플랜 나오는 2024년까지 사실상 중단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도 마스터플랜 이후 유력

집값 떠받치던 기대 심리도 한풀 꺾일 듯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아직 매물이나 호가에 큰 변화는 없지만 실망감이 크죠. 기대를 많이 했잖아요.”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7일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 일정을 미루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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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16 공급 대책 가운데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 마스터플랜 추진 시기가 미뤄지면서 해당 지역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실제 추진까지 2년 가까운 공백기가 발생하는 데다, 자칫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착수하지 못하고 다음 정권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우려 탓이다. 재건축단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2024년 총선에서 또 우려먹으려는 `민심잡기용` 이나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국토부가 내놓은 `국민 주거안정 실현 방안` 중 1기 신도시 재정비 계획의 핵심은 2024년 마스터플랜 수립이다. 마스터플랜에는 주거 환경 개선 방안뿐 아니라 광역 교통망·기반시설 확충 방안 등이 담긴다. 1990년대 초반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는 동시다발적으로 노후화가 진행되는 만큼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정비 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연구용역에 착수해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 수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문제는 마스터플랜 수립 전까지는 재건축 일정이 사실상 중단된다는 점이다.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혜택을 주는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도 마스터플랜 수립 이후로 밀릴 공산이 크다. 국토부 관계자는 “어떻게 정비할지 비전이나 목표가 정리돼야 입법 전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통상 정비구역 지정부터 실제 입주까지 10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2030년대 중반쯤에나 새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다.

재건축을 기대하던 1기 신도시 지역에선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 추진 단지 모임인 `신도시재건축연합회` 관계자는 “회원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렇게 일정을 자꾸 미루면 정부에서 약속한 주택 공급량을 채우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을 다음 선거에 또 들고나와 써 먹으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일산 신도시 재건축 준비위 한 관계자는 “선거 때는 금방 재건축을 할 것처럼 말하다 일정이 밀리니 실망감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선 안전진단 등 다른 규제가 완화되는 걸 보고 재건축을 준비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재건축 일정이 늦춰지면서 그간 1기 신도시 지역 집값을 떠받치던 기대 심리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분당신도시와 일산신도시가 있는 성남 분당구와 고양 일산 동구·서구 아파트값은 올해 각각 0.3%, 1.0%, 0.9% 올랐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0.8%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조정장 속에서도 1기 신도시 집값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재건축 일정이 뒤로 밀리면 실망감에 따른 매물이 어느 정도 나올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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