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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유튜브·OTT 전용 콘텐츠 준비…내년엔 드라마 도전”[미래산업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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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 박현우 콘텐츠제작담당 인터뷰

작년 3월 CJ ENM서 이적, 콘텐츠혁신 주도

장윤정·고두심 앞세워 뜨거운 호응 끌어내

‘지역채널 재미없다’ 편견깨고 인지도 ‘쑥쑥’

유튜브 구독자 5만→23만, “수익화 고민시작”

제작역량·채널 동시 보유한 유일한 자회사

LG유플러스와 협업 통한 시너지 창출 기대

헤럴드경제

박현우 LG헬로비전 콘텐츠제작담당은 서울 상암동 LG헬로비전 사옥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예능과 교양이 결합한 ‘쇼양’ 콘텐츠로 지역채널만의 차별점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LG헬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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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은 지난 1년 사이 콘텐츠 사업에서 대대적인 변신을 꾀했다. 지역소식을 전하는 교양 위주였던 LG헬로비전은 강호동, 이영자, 이수근 등 스타 연예인들을 기용해 자체 제작한 예능 콘텐츠를 대거 선보였다. ‘지역채널은 재미가 없다’는 편견을 깨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그 결과 LG헬로비전의 채널 인지도는 빠르게 올라갔다. 하루 10분 이상 LG헬로비전 채널을 시청하는 고정 시청자가 2021년 대비 40% 증가했다. 유튜브 공식채널 구독자 수도 5만명에서 23만명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역채널도 이 정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최대 수확이다.

LG헬로비전의 이러한 변신은 지난해 3월 CJ ENM에서 이적한 박현우 콘텐츠제작담당의 손에서 시작됐다. 박 담당은 tvN에서 ‘렛미인’, ‘렛미홈’, ‘김원희의 맞수다’ 등을 연출한 스타 PD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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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담당은 지난 10일 서울 상암동 LG헬로비전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요즘 지방출장을 다녀보니 많은 분들이 우리 프로그램들을 알고 계시더라”며 “(LG헬로비전 내) 영업직원들도 ‘장윤정의 도장깨기’나 ‘고두심이 좋아서’ 같은 우리 프로그램을 얘기하고 다닐 만큼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제작에 주력했던 LG헬로비전은 올해는 예능과 교양이 결합한 ‘쇼양’ 콘텐츠로 지역채널만의 차별점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 3월부터 채널A와 함께 배우 고두심을 앞세운 여행 다큐멘터리 ‘고두심이 좋아서’를 방영 중이고, 5월에는 배우 정보석이 출연한 ‘정보석의 섬마을 이야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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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담당은 “연예인 5~6명이 지역에 방문해 놀고 오는 재미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지역민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며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LG헬로비전은 지역 명소나 농산물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역채널인 만큼 콘텐츠에 의무적으로 지역성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성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재미까지 전하는 것이 지역채널 콘텐츠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박 담당은 그 모범사례로 가수 장윤정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한 ‘장윤정의 도장깨기’를 제시했다. 지역을 찾아다니며 노래를 가르치는 노래교실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장윤정의 원포인트 레슨은 물론 지역 볼거리와 먹을거리에 지역민들의 인생사까지 담아내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올해 시즌2가 방영 중이다.

박 담당은 “‘장윤정의 도장깨기’는 장윤정 파워를 입증하며 LG헬로비전 자체 지식재산권(IP)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다른 케이블 채널에도 방영권을 선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연간 400억원의 투자를 선언했던 LG헬로비전은 이제 수익성 확보를 주요 관심사로 두고 있다. 박 담당은 “콘텐츠를 통해 발생한 화제성을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할 지 고민 중”이라며 “수익화 모델 발굴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같은 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와의 협업도 논의 중이다. LG그룹 내에서 콘텐츠 제작역량과 채널을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자회사로서 향후 콘텐츠 사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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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의 경우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콘텐츠 제작을 총괄하고, 또 다른 자회사 skyTV가 보유한 채널 ‘ENA’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예능 ‘나는 solo’가 KT의 콘텐츠 사업 흥행을 이끈 대표작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 역시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 있고, LG유플러스의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채널 ‘더 라이프’, ‘더 드라마’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LG헬로비전의 지역채널까지 더하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콘텐츠 시장은 각종 유튜브 채널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까지 가세하면서 한층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대규모 제작비를 쏟아붓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에 맞서 지역채널이 버티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박 담당은 “OTT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드라마는 물론 예능도 제작비가 많이 올라갔다”며 “특히나 지역채널 특성상 전국 곳곳을 오가는 만큼 비용부담도 크고, 섭외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LG헬로비전은 CJ ENM을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과의 공동제작으로 제작비 부담을 덜고 있다. 최근 공중파 채널에서도 공동제작 제의를 해와 논의 중이다. 앞으로도 ‘지역’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동시에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심의에서 자유로운 유튜브 및 OTT 전용 콘텐츠 제작도 계획 중이다. 박 담당은 “LG헬로비전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30만명을 넘어서면 유튜브 전용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제작비를 최소화하면서 특색 있는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헬로비전이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드라마 제작 역시 고려하고 있다. 박 담당은 “내년에는 드라마로 범위를 넓히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유명 배우가 나오지 않더라도 지역형 드라마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일·홍승희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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