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착안할 부분이 있으면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재조사 가능성을 또 한번 시사한 것이다. 그는 앞서 지난 6월 취임 이튿날에도 이 사태에 대해 "재점검 여지가 있는지 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증권을 필두로 최근 논란이 된 증권사 공매도 규정 위반에 대해서도 실태 점검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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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협조" 강조…금감원 역할론도 언급
이복현 금감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본원 11층에서 진행된 출입기자 간사단 간담회에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재조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 자체를 밝히는 게 저희(금감원) 본질의 목적이 아니고, 내부 구성원 상당수가 관련 검사를 많이 했다는 입장이 강하다"면서도 "새로 검찰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중심으로 협조를 하고, 그 과정에서 시스템적으로 (금감원) 내부에서 착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또 일부러 피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재조사와 관련해 "개별 단위펀드 사건별로 (검사가) 다 종결되고 이미 넘어간 것으로 이해는 하고 있다"면서도 "사회 일각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시스템을 통해서 볼 여지가 있는지는 한번 잘 점검해보겠다"고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재점검 가능성을 넘어 이번에는 금감원이 '역할'을 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밝혔다는 점이다. 검찰과의 '협조' 또한 여러 번 강조한 게 눈에 띈다.
이 원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재조사 검토를 언급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그 와중에 디스커버리펀드와 관련된 인물들을 검찰에서 기소하고 사건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필요한 부분은 검찰과 잘 협조해서 금감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는 마음이고, 그 과정에서 당연히 점검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챙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정 증권사 공매도 주문 집중 의문…실태 점검할 것"
그는 아울러 최근 공매도가 집중됐던 증권사 등에 대한 실태 점검과 검사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2월부터 3년3개월 동안 900여개사 주식 1억4000만주(5조9504억원어치)를 일반매도인 것처럼 공매도해 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측은 "해당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개미들의 분노는 현재진행형이다.
이 원장은 "공매도와 관련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는데, 특히 특정 증권사 보유 주식 내지는 어떤 특정 창구를 통해서 왜 공매도 주문이 몰리는지는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쏠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주식 하락 국면에 공매도가 집중됐던 기관이나 증권사에 대한 실태 점검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운영 과정의 불투명성 등에 대해 제재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구체적인 실태 점검과 검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금감원 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공매도 관련 점검 시기는 이르면 내달, 늦으면 오는 10월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를 포함해) 시장 교란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지난 6월 취임하자마자 실무팀과 준비를 해왔는데, 이후 부원장 인사가 있었고 또 후속 인사가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현안을 (같이) 끌고 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계속 이렇게 끌고 왔고 이달과 다음 달 중에 인사와 관련된 외적 노이즈가 사라지면 조금 더 집중해서 (검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과 금융위원회의 시각 또한 반영해서 금감원이 조사를 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이라도 지금 해야 할 판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검찰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존리·강방천 의혹에도…"운용사 전수검사 계획 없다"
한편 최근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의 차명투자 의혹이 불거지며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팽배해진 가운데 이 원장은 운용사 전수검사 계획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서 지난 9일 임원회의에서 "자산운용업은 시장 및 투자자 신뢰가 근간이 돼야 하는 산업"이라며 "사모펀드 사태 이후 자산운용업에 대한 시장 신뢰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진이 준법 및 윤리의식 수준을 높여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운용업계 전반에 칼날을 휘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기도 했다.
이 원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운용사 전반을 비난하려는 의도로 얘기한 것은 아니다"며 "그런 의도로 받아들여졌다면 저에게 표현상의 배려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제가 여의도 문법에 익숙하지 않다"며 "결론적으로 자산운용사 전반에 대한 검사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구조상 그럴 여지(불법 등)가 되게 크기 때문에 말씀은 드려야 될 상황이었다"며 "또한 드러난 운용사 말고도 다른 한두 곳도 그럴 여지가 있어 근거가 있는 그런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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