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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때로 돌아갔다···문재인 정부 대비 TK는 갑절, 호남은 반토막[윤석열 정부 100일, ‘윤핵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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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파워엘리트’ 190명 분석

4대 권력기관은 TK 편중 더 심해

호남 13.2% 불과, 과소 대표 심각

‘충청 정권’이라더니 충청 큰 변화 없어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4월11일 경북 상주시 상주중앙시장을 방문해 어퍼컷 세러모니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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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핵심 고위공직자(윤핵공·파워엘리트)들의 출신 지역을 문재인 정부 3년차인 2019년 ‘파워엘리트’ 조사와 비교한 결과는 ‘대구·경북(TK)의 부활, 호남 소외, 서울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TK는 문재인 정부 때보다 비중이 2배 가까이 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수준으로 돌아왔다. 반면 호남 출신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4대 권력기관(국가정보원·국세청·검찰·경찰)에서는 ‘TK 부활, 호남 소외’ 기류가 더 확연했다. 이로 인해 윤핵공들은 인구에 비해 TK와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을 과대 대표하고, 호남을 크게 과소 대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14일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등 45개 기관 190명의 고위 공직자(윤석열 정부 신규 임명 또는 유임인사로 한정)를 출신 지역으로 분석한 결과 영남 출신이 73명(38.4%)으로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문재인 정부 3년차인 2019년 조사 때 영남 비율(31.8%·232명 중 74명)보다 높았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경남)을 비롯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대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경남), 김창기 국세청장(경북) 등 요직에도 다수가 배치됐다.

영남을 세분화하면 TK 출신이 39명(20.5%)으로 PK 출신의 34명(17.9%)보다 많았다. 특히 TK 출신은 2019년에 11.6%(27명)에 불과했다가 정권 교체 후 비율이 2배로 높아졌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보수 정권에서 요직에 올랐던 TK 출신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밀려났다 복권된 사례가 많음을 보여준다. PK 출신은 2019년(20.3%·47명)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지난 정부 주도 세력 다수가 PK 출신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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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출신은 25명(13.2%)으로 비율상 2019년 조사(28.0%·65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18.6%)과 박근혜 정부 3년차인 2015년 조사(13.8%)보다도 떨어진 수치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 탕평 인사로 호남 출신을 중용했는데, 정권교체 후엔 이러한 정책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 때 중용된 호남 출신 인사들이 이전 정권 사람으로 분류돼 요직 인선에서 제외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관급 이상에선 광주·전남 출신이 1명도 없었다. 전북 출신만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있었다. 이 중 이 장관은 윤 대통령과 같은 서울 충암고를 나와 엄밀하게는 호남 출신으로 분류하기도 어렵다.

수도권 출신은 56명(29.5%)으로 2019년(22.8%·53명)에 비해 비중이 늘었다. 특히 서울 출신이 42명(22.1%)으로 비중이 높았다. 대통령실에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최영범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등 분석 대상 12명 중 절반인 6명이 서울 출신이었다. 김규현 국정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장관급에도 서울 출신이 많았다. 이는 능력 인사를 강조하면서 지역 안배를 우선하지 않는 윤 대통령 인사 스타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4대 권력기관에선 TK 편중·호남 소외 기류가 더욱 뚜렷했다. 현재 공석인 검찰총장을 제외하고 4대 권력기관 고위공직자 총 31명 중 TK 출신은 9명(29.0%)에 달했다. 2019년 조사 때 총 32명 중 3명(9.4%)이었던 것에 비해 3배로 늘어났다. TK 정권이었던 박근혜 정부 3년차(2015년) 때 4대 권력기관 고위직 중 TK 인원(총 29명 가운데 7명·24.1%)보다도 많다. 특히 국세청은 분석 대상에 오른 고위 간부 5명 중 김창기 청장(경북)을 비롯한 3명이 TK였다.

PK는 2019년 5명에서 이번에도 5명으로 동수를 유지했다. 반면 호남은 2019년 조사에서 8명(25.8%)에서 이번에 3명(9.7%)으로 확 줄었다. 호남에서 줄어든 자리만큼 TK가 차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핵공들의 지역 분포를 이들의 평균 출생연도인 1966년(현재 56세)의 지역별 출생자 통계와 비교하면, 윤핵공은 영남과 서울을 과대 대표하고 호남을 과소 대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6년 국내 출생자 중 TK 지역 출생자의 비율은 15.2%에 불과한데 윤핵공 중에선 20.5%를 차지한다. PK 출신은 출생자 비율(14.4%)보다 소폭 높은 17.9%다. 서울은 출생자 비율(9.7%)보다 윤핵공에서의 비율(22.1%)이 훨씬 높았다.

반면 호남은 출생자 비율이 25.7%인데 윤핵공 중에선 13.2%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 인구 규모에 비해 정부 고위직에서 크게 소외된 것이다.

충청 출신은 총 27명(14.2%)으로 2019년(12.1%·28명)보다 조금 비율이 높았지만, 여전히 출생자 비율(16.9%)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윤 대통령 아버지 고향이 충남 공주인 점을 들며 윤석열 정부가 ‘충청도 정권’이라고 강조했지만 고위 공직에서 특별한 우대를 받진 못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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