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Pick] 산불 자원봉사 갔다가 '방화범' 누명…11개월 옥살이까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산불 진압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가 방화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한 남성이 뒤늦게 누명을 벗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0일 그릭헤럴드, 그릭시티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지난해 8월 그리스 아티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 자원봉사자로 나섰다가 방화 혐의로 기소돼 11개월간 구금된 한 남성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테오도시스 카쿠리스(Theodosis Kakouris, 44)는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그의 나이 8살 때 아테네로 이주해온 호주 출신 그리스인으로, 지난달 아테네 법원에서 만장일치 무죄 판결을 받아 방화범이라는 누명을 벗었습니다.

당시 카쿠리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감 생활 마친 것을) 축하할 상황이라기보다 씁쓸하고, 여전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8월 초 TV로 올림픽을 시청하던 중 갑자기 울린 비상경보에 화재가 발생했음을 알고, 무슨 방법으로든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온갖 장비를 챙겨 오토바이를 타고 급히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화재 현장에 도착한 카쿠리스는 신발 밑창이 녹아내릴 만큼 뛰어다녔고, 맨발이 된 그를 본 한 주민이 신발 한 켤레를 내어주기도 했다면서 급박했던 당시를 설명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재 발생 3일 후, 그는 신고받고 찾아온 경찰에게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오토바이를 몰고 온 수상한 사람을 봤다", "카쿠리스가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불길이 있었다"는 주변의 증언으로 그를 방화범으로 특정한 것이었습니다.

목격자들은 추가 조사에서 "카쿠리스는 내가 본 오토바이의 주인이 아니고, 수상한 사람의 모습도 아니었다", "그의 이동 동선에서 새로운 불길이 난건 맞지만 불을 지르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번복했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세 차례의 재판 동안 그의 도움을 받은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카쿠리스는 불을 끄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의 도움 덕에 우리는 근방에 소유한 집 5채 중 4채를 구했다"라고 증언하면서 화재 현장 속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카쿠리스 변호인 측이 화재 원인은 숲 근처의 전신주라는 소방 당국의 조사 결과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그는 만장일치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쿠리스는 재판 당시를 회상하며 "주심 재판관은 사법 착오를 언급하면서도 내게 '앞으로도 선행을 계속하길 바란다'고 했지만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나는 11개월간 감옥에서 자유를 갈망했다"고 씁쓸하게 말하며 "다시는 불 가까이 가지 않겠다. 50m, 100m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불이 날 경우만 도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사진= 그릭헤럴드 캡처, 테오도시스 카쿠리스 페이스북)
전민재 에디터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