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가 수해 방지 예산을 많이 줄였기 때문에 비 피해가 더 커진 거라는 주장이 최근 나왔습니다.
그 책임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과연 맞는 말인지, 이경원 기자가 예산안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0일) : 서울시가 집중 호우 대비를 위한 수방·치수 예산을 900억 원이나 삭감한 것이….]
사실은팀이 서울시 예산 세부 사업 내역서를 분석했습니다.
올해 수방·치수 항목 예산은 4천202억 원, 지난해보다 900억 가까이 깎인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깎인 부분을 자세히 보면, 3/4이 하수관 관리 항목입니다.
침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이 항목 대부분의 사업은 매년 공사가 진행되는 오래된 하수관, 오수관 정비 등을 의미합니다.
서울시 말로는요, 수방·치수 대책에 쓰이는 예산은 '수해 방지 대책'이라고 분류된 예산을 보는 게 정확하다고 합니다.
이건 지난해보다 40억 원 깎였습니다.
수해 방지 예산 900억 원 삭감 주장, 부풀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0일) : 민주당이 90% 이상 장악했던 서울시의회에서 수방 예산을 248억 원 삭감한 채….]
수해 방지 예산을 깎은 건 서울시가 아니라 시 의회라는 얘기인데, 248억 원이 어떤 항목들인지 저희가 서울시로부터 세부 내역을 확보했습니다.
총 13개 사업, 쭉 보시면 오수관, 하수관, 정비, 개량.
역시 마찬가지로 대부분 연례적으로 지출하는 정비, 수리 예산이 대부분이라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그나마 삭감된 수해 방지 예산으로 볼 수 있는 건 서운로 수로 정비 사업인데, 이게 81억 원 삭감됐습니다.
248억 삭감 주장 역시, 다소 과장된 수치로 보입니다.
수해 방지 예산을 물과 관련된 다른 예산까지 포함해 계산한 뒤 아전인수식 정쟁을 벌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시 직원의 말입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성재은)
이경원 기자(leek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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