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지난주부터 '스카이코비원' 첫 생산
이달 말께 첫 출하 예정
9개 생산라인 중 2개 이용
A·B요소 각각 생산해 결합
면역증강제와 함께 투여
10일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포장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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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지난주 ‘스카이코비원’의 첫 생산을 시작했다. 60만회분이 생산 중인데 다음 주 국가 검정을 신청하고, 이달 말께 국내 첫 출하가 이뤄질 예정이다."(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공장장)
10일 오후 거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찾은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SKYCovione)’의 생산 현장이다. 외부 균의 유입을 막기 위해 실험복으로 갈아입고 덧신을 착용하고 생산시설 내부로 들어서자 단백질 냄새와 함께 백신 생산 관리를 위한 직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L하우스는 6만여㎡에 9개 생산라인(스위트), 최대 연간 5억회분의 생산력을 갖춘 국내 최대 백신 공장이다. 2012년 설립 당시만 해도 자체 개발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도박’이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뤘던 곳이다. 하지만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L하우스 설립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 부회장은 "어차피 사활을 걸고 하는 것"이라며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생산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때를 놓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L하우스의 L은 '빛(light)'의 첫 글자를 따왔다. 모회사 SK케미칼의 청주 S하우스가 뜻하는 '소금(salt)'과 함께 '빛과 소금'을 이뤄 필수적인 의약품 개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셈이다.
이후 독감, 대상포진 백신 등의 자체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배양기 안에 일회용 비닐 백을 넣어 세척 작업을 줄여 빠른 공정 개발과 스케일업을 가능케 하는 '싱글 유즈(single use)' 바이오리액터 등의 기술 노하우까지 더해졌다. 이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스카이코비원 등 코로나19 백신을 3종이나 원액(DS)부터 완제(DP)까지 직접 생산한 경험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 시설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유럽연합(EU) 제조품질관리기준(GMP)까지 받았다. 아직 미국 cGMP는 인증 전이지만 이 공장장은 "EU GMP나 cGMP나 대동소이하게 보고 있다"며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10일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품질관리(QC)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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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9개 스위트 중 스카이코비원 생산에는 1·4번 2개 스위트가 쓰이고 있다. 두 스위트는 각각의 역할이 다르다. 1번 스위트에서는 동물세포인 차이니즈 햄스터 난소세포(CHO)를 이용해 항원 단백질 ‘A요소(component A)’를 만든다. 4번 스위트는 대장균을 활용해 ‘B요소(component B)’를 생산하고 두 요소를 결합해 원액을 만들어낸다. 서로 배양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시설이 분리돼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생산 방식은 스카이코비원이 최신 기술인 ‘나노 입자(nano particle)’ 기술이 적용된 합성항원 백신이기 때문이다. 단백질이 스스로 조립하며 다양한 구조를 만드는 ‘자기조립(self-assembly)’을 통해 항체를 만드는 세포의 활동을 촉진하는 기술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세계 최초로 계산적(computationally) 항원 디자인이 적용된 백신"이라고 강조했던 이유기도 하다.
생산된 백신 원액은 치열한 품질관리(QC) 절차에 들어간다. 효능의 핵심인 항원 역가는 물론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되는 만큼 이물질 여부, 독성 등 안전성에 대한 평가도 이뤄진다. 엄격한 QC를 위해 조금이라도 허용치를 벗어나면 해당 배치 모두가 폐기되는 살 떨리는 과정이다. 이주섭 QC분석1팀장은 "A·B요소가 결합되는 새로운 방식이다 보니 QC도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면서 "이달 말 출하를 맞추기 위해 밤낮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QC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완제 생산 과정에서는 빠르게 포장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스카이코비원과 면역원성 증가를 위해 함께 쓰이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 ‘AS03’가 마지막에 함께 포장된다. 투여 시에는 스카이코비원 10회분이 담긴 약병에 AS03 10회분을 혼합해 1회당 각각 0.25㎖씩을 합친 총 0.5㎖를 주사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 같은 투여 과정을 위해 스카이코비원의 약병은 다소 여유 공간이 있게 생산되는 모습이었다. 이 공장장은 "현재 60만회분의 초도 생산이 진행 중"이라며 "추가 발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원액을 초과 생산해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국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포장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촬영=이춘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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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스카이코비원은 출하되더라도 아직 성인 대상 1·2차 기본 접종에만 쓰일 수 있도록 국내에서만 허가된 상태다. 이에 회사 측은 추가 접종과 소아·청소년 대상 접종 허가를 위한 추가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는 영국과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이고, 세계보건기구(WHO)에도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효능을 보였다. 임상 연장 연구를 통해 추가접종의 교차 중화능력을 분석한 결과 BA.1에 대한 면역반응을 확인했다. 기초 접종 후 약 7개월 후 추가 접종한 결과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가가 2회 접종 직후 대비 약 25배, 추가 접종 직전에 비해서는 약 72배 높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L하우스에 대한 추가 확장에도 나선다. 기존 L하우스의 1.5배에 달하는 약 10만㎡ 부지를 바로 옆에 마련했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플랫폼 다양화를 시도해 ‘글로벌 백신 생산의 허브’로 만든다. 2024년 세워지는 인천 송도 연구공정개발(R&PD)센터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성장 신성장 전략인 'SKBS 3.0'의 핵심 중추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안동=이춘희 기자 spring@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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