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훼손행위로 지정 어렵다고 판단한 듯
공중에서 내려다 본 김해 구산동 지석묘 유적의 파괴 전 전경.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상석 주위 사방에 묘역의 핵심인 박석 수백여편들이 촘촘하게 깔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시 쪽의 정비업체는 이 박석들을 문화재청 협의 없이 무단으로 뽑아내 씻어내고 다시 박아넣는 정비 작업을 강행하며 원형을 뭉개버렸다. 김해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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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가 시내 구산동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동기시대 고인돌 묘역(경남도 기념물)에 국가사적 지정을 내세운 복원정비 공사를 벌이다 묘역 원형을 불법 훼손해 물의를 빚은 가운데, 김해시가 8일 사적 지정 신청을 전격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김해시청 가야사복원과가 이날 공문을 보내 사적 지정 신청 철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관련 법이 규정한 문화재청의 사전 협의와 현상변경 허가를 받지 않고 작업을 강행하다 묘역 박석들을 들어내는 등 위법한 훼손 행위가 확인됐다. 문화재청에서 법적 조치에 나서자 사적 지정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해시는 지난 1월 구산동 고인돌의 국가사적 지정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한 바 있다.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세계 최대의 지석묘 유적의 훼손 전 모습. 거대한 상석 주위에 묘역을 표시하는 박석이 깔린 모습이다. 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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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김해 구산동 지석묘 유적 현장. 정비 업체가 무단으로 뽑아낸 고인돌 아래 박석들이 파헤쳐진 묘역에 널려있는 모습이다. 김해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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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11월 김해시 쪽에 고인돌 유적 정비 작업을 위한 현상변경 허가를 내준 경남도 문화재위원들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원형이 남은 묘역의 박석과 기단 등을 들어낸 뒤 다시 박아 복원한 것은 명백한 훼손 행위이며 묘역과 묘역 지하층 잔존 유적의 피해 정도를 밝힐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임학종 위원(고고학)은 “묘역에서 원형이 남은 박석들을 들어내라고 권고한 적이 없는데도 위원들이 이런 행위를 인가해준 것처럼 김해시가 입장문을 낸 데 대해 위원들이 출석한 시 간부들을 질타해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훼손 사실이 드러난 뒤 찍은 김해 구산동 지석묘 유적 현장. 거대한 상석 왼쪽에 업체가 무단 복원한 박석들로 이뤄진 묘역이 보인다. 정비업체는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를 받지 않고 박석들을 원래 자리에서 무더기로 뽑아내어 씻은 뒤 다시 박아넣는 방식으로 무단 복원했다. 문화재청 제공 |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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