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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코로나 백신 효과 없는데" 이런 환자들 희소식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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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걸리면 암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고 들어서, 감염될까봐 굉장히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왔어요.”

혈액암으로 치료받는 박모(41)씨는 코로나19가 이후 처음으로 반가운 마음을 갖게 됐다. 면역억제치료를 받고 있어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 예방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불안했는데, 예방용 항체주사제 ‘이부실드’ 투약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박 씨는 “코로나19 치료 중에는 암이 진행될까 불안하고 완치 후에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진다고 하더라. 최근 코로나 환자 수가 다시 폭등한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이부실드라는 다른 예방 방법이 생겨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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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예방목적 항체치료제 '이부실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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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8일부터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하는 예방용 항체주사제 이부실드 투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부실드는 면역억제치료나 중증 면역결핍증상으로 인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면역 형성이 어려운 환자들에 항체를 근육 주사로 직접 체내에 투여한다. 항체인 ‘틱사게비맙’과 ‘실가비맙’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데, 각각 다른 둔부 부위에 해당 성분을 연속으로 투여하게 돼 있다.

투약 대상자는 면역억제치료를 받는 혈액암 환자, 장기이식 환자, 선천성(일차) 면역결핍증 환자 등이다. 질병청은 학회 및 건강보험자료를 통해 해당 대상자를 약 1만 명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투약 예정일 기준 최근 7일 이내 코로나19 확진 이력이 없고, 만 12세 이상·체중 40㎏ 이상이어야 이부실드를 맞을 수 있다.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부실드는) 항체를 못 만드는 분들을 위해 항체를 직접 넣는, 건강 약자를 위한 좋은 약제고, 국내에는 2만 명분이 도입되도록 되어 있다”며 “필요에 따라서는 정부가 더 이쪽(확보)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들여오기로 한 2만 회분 중 5000회분은 지난 7월 도입됐고, 남은 1만 5000회분은 오는 10월 들어온다.

상급종합병원 35곳, 종합병원 99곳, 병원 76곳 등 전국 210곳이 이부실드 투약의료기관으로 지정됐는데, 해당 의료기관에서 투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가 있을 때 코로나19 예방접종관리시스템으로 통해 예약 및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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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BA.4·BA.5 변이에도 효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워싱턴대학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면역저하자 중 이부실드 투약군이 비투약군에 비해 감염률이 93% 감소했다. 감염되더라도 투약군은 중증 및 사망 발생이 50% 줄었다. 오미크론 변이 BA.1, BA.2에 대해 감염 예방 효과가 있었고, 최근 등장한 하위변이 BA.4, BA.5에 대해서도 유사한 효과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접종 후 2주 이내에 중화항체가 형성되는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이부실드로 항체를 체내에 투여하면 수 시간 내에 감염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 질병청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과 밀접접촉이 있는 경우, 이부실드는 노출 직후 최대한 빨리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감염 예방 효과는 최소 6개월 동안 지속한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도 이부실드를 맞을 수 있고, 이부실드 투약 후 백신 추가 접종도 가능하다. 김명수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이사장)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면역을 획득하는 방법은 능동과 수동 2가지인데 세포 면역을 가능케 하는 백신과 달리 이부실드는 이미 만들어진 항체를 공급하는 수동 면역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백신과 이부실드는 경쟁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백신과의 상호 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백신 접종일로부터 14일 이후 이부실드 투약이 가능하고, 이부실드 투약 후에 백신 추가 접종을 원한다면 접종 간격 상관없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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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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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실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사 부위 반응(2%)으로 대부분 경증(73%) 또는 중증도(24%)였으며,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질병청은 오한, 발한, 근육통, 숨가쁨 또는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이상 반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투약 후 최소 1시간 동안 안정을 취하며 관찰할 것을 권고했다. 히스티딘, 히스티딘 염산염, 자당, 폴리소르베이트80 등에 대해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반응) 발생 이력이 있으면 투약이 금기된다.

김 교수는 “면역저하자, 특히 이식 환자들은 스스로 ‘죽었다 다시 한번 살아난 사람’이라 생각해 생명을 다시 잃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 커서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3년이 매우 조심스러웠다”며 “의료적 약자인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계열의 백신, 항체 치료제, 이부실드와 같은 장기 지속형 예방용 항체복합제 등 이중 삼중으로 보호할 수 있는 무기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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