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면 촬영 동의한 것" '몰카 공무원' 감봉조치에 이상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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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하철에서 동의 없이 여성들의 신체를 촬영하다 적발된 공무원이 감봉 처분의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해당 공무원은 재판에서 "CCTV가 설치된 전동차에 탑승하는 승객들은 자신의 모습이 촬영되는 것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공무원 A씨가 소속 기관장을 상대로 “감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5월 출근길 지하철 내에서 휴대전화 무음 카메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가 피해 여성의 신고로 적발됐다. 그는 2020년 초부터 여러 번의 유사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그는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은 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제시하자 "피해 여성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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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A씨가 피해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해 촬영하지는 않았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A씨의 소속 기관은 A씨에게 '품위유지 의무 위반' 사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A씨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냈는데, A씨 측은 재판에서 "경찰이 강압적으로 추궁해 불법 촬영을 시인하는 듯한 진술을 한 것"이라며 "풍경 사진을 촬영했을 뿐 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촬영한 적은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징계가 타당하다고 봤으며 A씨가 수사 기관에서 자백한 내용과 피해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A씨가 풍경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면 휴대전화를 초기화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으로서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품위유지의무 등이 요구된다"면서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