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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이민호가 LG 키맨인 이유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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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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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진의 키맨 이민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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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같은 분위기였다. 실제로 미리 보는 가을야구나 마찬가지였다. 주말 3연전을 앞둔 2위 LG와 3위 키움은 총력전으로 맞섰다. 3일까지 키움 2위, LG 3위였으나 4일 순위가 뒤집혔다.

양 측 모두 꼬리에 불이 붙었다.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 LG는 에이스 켈리의 등판을 하루 늦추었다. 원래 4일 롯데전 선발 예정이었으나 5일 키움 경기로 옮겼다. 같은 1승이라도 키움에게 1승의 가치는 다르다.

7일 경기엔 원투펀치 가운데 한 명인 플럿코를 내세운다. 문제는 6일 경기였다. LG는 막강한 원투펀치와 불펜을 가졌다. 타력도 좋다. 6일 현재 팀 타율(0.273) 팀 홈런(90개) 1위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이 홈런 1위면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딱 한 곳 구멍이 있다. 원투펀치를 제외한 토종 선발진이 약하다. 이민호(21)는 외국인 두 투수와 나머지 토종 선발을 잇는 고리다.

그런데 그 고리가 7월 고장 났다. 7월 두 경기서 잇달아 흔들렸다. 6일 삼성전서 3⅓이닝 8실점, 12일 KIA와의 경기서는 3⅔이닝 7실점했다. LG 벤치는 다음 날(13일) 이민호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2군 2경기 내용이 괜찮았다. 13⅔이닝 4자책. 2군 코칭스태프에서 올라가도 좋다는 리포트를 보냈다. 6일 키움 전에 맞춰 등판 가능하도록 조율했다. 혹시 패하더라도 원투펀치가 이겨주면 위닝시리즈가 가능하다.

계산이 섰다. 그러나 현실은 미꾸라지처럼 비켜갔다. 믿었던 에이스 켈리가 첫날 삐끗했다. 3이닝 7실점으로 왕창 무너졌다. 올 시즌 최소 이닝, 최다 실점이었다. LG는 하루만에 2위 자리를 키움에게 내줬다.

6일 경기에 임한 LG 류지현 감독은 시종 불안했다. 이민호가 깨지면 키움과의 2위 싸움이 어려워진다. 오랜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이민호는 1회부터 흔들렸다. 첫 타자 김준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마운드 공백이 긴 투수에게 가장 좋지 않은 결과였다. 다음 타자(송성문)를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정후, 푸이그가 기다리고 있었다. 거푸 안타를 맞고 1실점.

이민호는 3회까지 줄곧 불안했다. 그래도 대량 실점을 하지 않고 잘 버텼다. 때마침 LG 타선이 폭발했다. 4회까지 7-2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이민호는 5이닝 3실점하고 승리를 챙겼다.

이 1승이 팀에게나 이민호 스스로에게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LG는 다시 키움을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복귀했다. 에이스의 실족으로 빼앗긴 2위를 신예의 패기로 되찾았다. 이민호는 이날 시즌 8승째를 올렸다.

자신의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이민호는 지난 해 25경기에 나서 8승(9패)을 기록했다. 올 해는 17경기 만에 8승(5패)이다. 2승만 더 추가하면 1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LG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연소 10승이다.

이민호는 올 시즌 오르내림이 심했다. 5월엔 4승 1패 평균자책점 2.42로 펄펄 날았다. 6월엔 2승 2패 4.50으로 주춤. 7월은 급전직하였다. 1패 19.29. 8월 첫 단추는 잘 꿰어졌다.

이민호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는 가을야구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려면 원투펀치만으로는 힘에 겹다. 키맨 이민호가 살아야 LG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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