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선물 배럴당 88.54달러
2월10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 밑으로 떨어져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영향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라톤페트롤리움 정유소의 저장 탱크.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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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침체로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유(WTI) 9월물은 전날보다 2.12달러 떨어진 배럴당 8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종가가 9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10일 이후 처음이다.
WTI 선물 가격은 올 3월 124달러에 육박하며 고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떨어졌다. 뉴욕타임즈 등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유가를 끌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회사 에드워드 존스의 애널리스트 페이살 헤르시(Faisal A. Hersi)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 하락의 가장 큰 동인은 투자자들이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등 세계 주요국이 중앙은행의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고 있는 것도 경기침체 우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이외에도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도 국제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7월29일까지 이어진 1주일 동안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26만6000배럴 증가했다. 시장에서 원유재고가 6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재고가 쌓인 것이다.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가 증산 규모를 줄인 것을 놓고도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9월 증산 규모를 기존보다 크게 줄인 하루 10만 배럴로 합의했다. 지난 7·8월 증산량 64만8000배럴에 훨씬 못 미치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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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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