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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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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웹툰 성적은 왜 나쁠까…연기가 불어넣은 생명력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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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분량 드라마 2달째 전개…새로운 이야기로 'IP생명력' 연장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15.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던 웹툰에 대한 반응은 저조하다.

'우영우' 웹툰은 4일 현재 네이버웹툰 목요 연재작 가운데 조회 수 순으로는 7위지만 독자들이 매기는 별점은 8.23점에 불과하다.

네이버웹툰 내 작품 대부분이 9점대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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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저조한 성적의 배경으로는 우선 웹툰이라는 포맷의 한계가 '우영우'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드라마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 주인공 우영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배우 박은빈의 연기였다.

눈 맞춤을 하지 않고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독특한 말투와 톤, 손끝 동작으로 우영우를 완성했다.

이 드라마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서사보다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으로 극을 이끌어온 만큼 배우의 연기가 빠진 웹툰은 상대적으로 독자의 마음을 끌기가 어렵다.

드라마와 웹툰을 모두 보고 있는 직장인 이 모(33) 씨는 "웹툰에서는 주인공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그냥 해맑은 주인공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우영우가 고래 이야기를 할 때 드라마에서 나오는 CG(컴퓨터 그래픽) 효과에 비하자면 웹툰에서 구현하는 그림의 역동성도 떨어진다.

이재민 웹툰평론가는 "영상은 음악이나 목소리 등을 쓸 수 있어 감정이나 분위기 표현 면에서 고해상도라면 만화는 정지된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해상도"라며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정도가 영상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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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네이버웹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작과 똑같이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도 독자에게 흥미를 주지 못하는 요인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웹툰 1∼7화는 드라마 1화의 내용을 요점만 압축해 놓은 모습이다.

드라마로 1시간이면 보던 내용을 웹툰으로는 매주 1화씩 두 달에 걸쳐서 나눠봐야 하니 독자 입장에서는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탓에 원작 드라마의 시청자들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웹툰에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다미·최우식 주연의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은 방송 기간에 웹툰 '그해 우리는 - 초여름이 좋아!'를 내놨고, 9.98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웹툰은 드라마 속에서는 성인이 돼 재회한 남녀주인공이 고등학교 시절에 겪었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프리퀄을 그려냈다. 드라마에 없는 내용이면서도 같은 세계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웹툰 독자들의 싸늘한 반응에도 드라마 '우영우'의 웹툰화가 가지는 뚜렷한 장점은 있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웹툰은 계속 이어지기에 지적재산(IP)의 생명력을 길게 가져갈 수 있으며, 추가적인 이야기를 더해 세계관을 확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영우' 웹툰 작가진이 드라마에 없는 에피소드나 특별편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만큼 초반의 실망을 털어내고 새로이 독자를 사로잡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평론가는 "초기 반응은 좋지 않지만, 아직은 초반부만 공개됐고 웹툰은 60화 분량이니 드라마 종영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세계관 확장과 IP 생명력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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