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펠로시 대만 방문에 증시 관련주 '출렁'
증권가, 군사적 충돌보다 미국 반도체법 유의
美중국 반도체 제어속 韓반도체주 오히려 수혜
반도체주, 주가 영향 제한적…경기우려는 부정적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사진 가운데)이 2일 밤(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착륙한 이후 조셉 우 대만 외교부장(사진 왼쪽)의 영접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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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중 갈등이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현재로서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반도체 수출 비중이 작지 않아서 중국 전자제품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국 반도체법 관련해 한국에 제재를 가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이번 갈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순 있겠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 반발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했고, 증권가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인한 군사적 충돌보다도 오히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대화체인 향후 ‘칩4’(Chip4·한국 미국 일본 대만)에 따른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미국의)반도체법이 더 나은 경제 교류의 문을 열 것”이라며 “미국-대만 반도체 산업 협력에 좋은 기회”라고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세계 최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류더인 회장을 만나 미국 반도체법과 공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지 않는 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아,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 이슈에 그칠 것으로 봤다. 증시에 대한 영향은 오히려 미·중 갈등은 미국 반도체 지원 법인이 최종 승인되거나 한국이 칩4에 공식 가입한다고 발표하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칩4는 중국을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미국 주도 동맹으로, 펠로시 의장이 대만·한국·일본을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반도체 동맹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서일 것”이라며 “향후 미중 갈등 격화 여부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굴기를 어떻게 억제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국내 반도체 업종에 수혜로 작용할 수 있어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이 센터장은 “중국은 (한국 칩4 가입 등 경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겠지만, 한국 반도체를 수입하지 않을 경우 중국 전자제품 타격도 만만치 않다”며 “극한의 경우가 아니고서야 국내 기업에 대한 제재 카드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60%가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고, 국내 반도체 기업은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계속 제어하는 시나리오에서 수혜가 가장 크다고 본다”며 “일련의 미·중 갈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은 부정적이지만 이는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날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는 각각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00원(0.65%) 하락한 6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000660)는 1000원(1.04%) 오른 9만7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기관 순매도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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