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 HRW 의혹 제기…"난민선 추적 정보 리비아 당국에 넘겨"
보트에 몸을 싣고 지중해로 나온 난민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는 시워치 구조선 활동가. |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장기간 내전이 이어져 온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난민들이 해상에서 발각돼 본국으로 강제 귀환하는 과정에 유럽연합(EU)의 정찰용 무인기가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발각돼 본국으로 강제 귀환한 난민 중 다수는 구금시설에서 고문과 학대를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일(현지시간) 유럽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이 정찰 드론을 이용해 확보한 지중해 난민선 정보를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넘겨 난민선의 강제 귀환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프론텍스는 EU 회원국의 외부 국경 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유럽국경·해안 경비청 본부 |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프론덱스가 EU 회원국인 몰타 인근에서 운용하는 드론은 리비아에서 출발한 선박 추적에 핵심 역할을 하며, 관련 정보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전달된다.
리비아 당국은 이 정보를 토대로 난민선을 손쉽게 적발해 본국으로 강제 귀환시킨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프론텍스는 (드론) 정찰 활동이 구조 활동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정찰을 통해 확보한) 정보는 난민선을 본국으로 귀환시키는 데 쓰인다"고 말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에만 3만2천450여 명의 난민이 리비아 당국에 적발돼 임의 구금과 학대가 만연한 본국으로 끌려갔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혹 제기는 그리스 해안경비대에 의한 불법적인 난민선 밀어내기를 프론텍스가 은폐했다는 폭로에 이어진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독일 주간지 슈피겔 등은 EU 부패방지국(OLAF) 보고서를 인용해 프론텍스의 전직 수장인 파브리스 레저리 등이 그리스의 난민 불법 추방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했다고 폭로했다.
OLAF의 조사 이후 레저리 청장은 지난 4월 사임했고, 유럽연합의회 의원들은 프론텍스에 대한 예산 승인을 거부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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