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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7월 물가 ‘두 달 연속 6%’…전기·가스·수도요금 16%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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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오름폭 꺾여 석유류 상승세 둔화

잦은 비와 폭염…채소류 가격 26% 급등

통계청 “다음 달 오름세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 기대”


한겨레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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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3% 치솟았다. 지난 6월(6.0%)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해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세도 약간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부쩍 올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6.3% 올랐다. 지난 6월에 이어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를 나타낸 것은 외환위기 중이었던 1998년 10월∼11월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여전히 전체 물가상승을 견인하는 품목은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이었다. 전체 6.3% 물가 상승분 가운데 1.59%포인트를 석유류가 차지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내림세를 띠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률도 지난 6월 39.6%에서 7월 35.1%로 약간 둔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정부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대외 불안요인이 완화하면서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들어서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긍정적인 신호들도 일부 관찰된다”며 “그동안 물가상승을 주도해온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했고, 유류세 인하 등이 더해지면서 석유류 물가상승 압력이 둔화하고 있다. 최근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7월31일 기준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약 4개월 만에 리터당 1800원대로 돌아왔다.

문제는 농산물이다. 지난봄 들어 안정세를 찾는 듯했던 농산물은 지난 6월부터 오름세를 키우더니 7월에는 8.5%나 올랐다. 잦은 비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데다 유류비와 비료비가 상승하면서 생산비용이 올라간 영향이다. 특히 배추(72.7%), 오이(73.0%), 시금치(70.6%) 등 채소류가 1년 전보다 25.9%나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돼지고기(9.9%) 등 축산물은 1년 전보다 6.5% 올라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지난 6월(10.3%)보다는 하락세가 둔화했다. 통계청은 정부의 축산물 할당 관세 적용 등이 정책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된 것도 물가를 자극했다.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1년 전보다 15.7% 상승해 물가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크게 올랐다. 전기요금(18.2%), 도시가스 요금(18.3%), 지역 난방비(12.%) 등이 일제히 오르면서, 전체 6.3% 물가 상승분 가운데 전기·가스·수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0.49%포인트에 이르렀다. 개인서비스도 외식물가(8.4%)를 중심으로 6.6% 오르면서 1998년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가정에서 많이 지출하는 품목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생활비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골라 작성해서 ‘체감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7.9% 뛰었다.

정부는 이런 물가 상승폭이 앞으로 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8∼9월 물가상승률이 상당히 높았던 것에 따른 역기저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 명절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다음달 오름세가 그리 크게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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