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0% 줄었는데, 손실보상은 10분의 1 수준”
중기부 “매출 감소는 영업이익률과 달라…이의신청 하길”
코로나19 방역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1분기 손실보상 지급이 시작된 6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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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서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사장 A 씨는 지난해 4분기 손실보상으로 2600만 원을 받았지만, 올해 1분기 손실보상금으로 260만 원을 통보받았다. 금액이 지난 분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준 것이다. A 씨는 “올해 초 오미크론 여파와 거리두기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보다 50% 떨어졌는데도 보상금이 말도 안 되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2020년 3월 말 제주시에 음식점을 개업한 B 씨는 지난해 4분기 8500만 원의 손실보상금을 받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650만 원을 통보받았다. 그는 “감소한 매출은 몇억인데 보상금은 턱없이 적다”면서 기자에게 매출 전표까지 보여줬다. 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83% 감소했다.
1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업계에 따르면, 2020년 개업한 자영업자의 올해 1분기 손실보상 금액이 지난 4분기보다 크게 적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오미크론과 거리두기 여파로 올해 1분기 매출이 4분기보다 더 적고, 보정률(90→100%)까지 상향된 터라 소상공인들은 줄어든 금액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020년 8월, 대전에 육회집을 개업한 C 씨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 대비 1000만 원가량 떨어졌는데도, 4분기 손실보상금으로 290만 원, 1분기 100만 원을 받았다. C 씨는 떨어지는 매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지난 3월 29일 폐업했다.
C 씨는 “방역 일수도 한 달 정도 더 이행했고 매출도 더 떨어졌는데 손실보상 금액이 줄었다”면서 “빚만 있어서 손실보상 나오면 어느 정도 털어내려고 했는데 100만 원이라니 속상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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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서 2020년 10월 식당을 개업한 D 사장 역시 “매출이 2000만~3000만 원 감소한 2021년 4분기에는 손실보상 1000만 원을 받았는데, 매출이 4000만~5000만 원 감소한 올해 1분기에는 손실보상금이 300만 원으로 산정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또 2021년 종합소득세 신고 자료 준비로 다른 년도 개업자 보다 한달 더 손실보상을 기다린 터라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실보상 신청 대상자 통보는 7월 마지막 영업일인 29일 오후 늦게 이뤄졌다. 앞서 중기부는 2020년 개업한 사업체는 보상금 산정에 활용되는 종소세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7월 중 보상금을 산정해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실보상 금액 규모 산식에 사용되는 인건비 비중이 잘못된 경우도 있었다. 1인 사장인데도 인건비가 포함되거나, 4대 보험 지급하는 직원이 있는데도 산식에서 인건비 비중이 빠지는 식이다. 충남 천안에서 2020년 7월 개업한 자영업자 E 씨는“ 4대 보험을 지급하는 직원을 여러 명 두고 있지만, 인건비 비중이 0%로 잡혔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매출이 감소했더라도 ‘영업이익률’을 계산해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2020년 개업자는 이전에 표준경비율을 계산해 소상공인에게 유리하게 많이 드렸으나, 이제는 국세청 결산 자료를 통해 이 분들이 스스로 신고한 금액에 따른 경비율을 적용한 영업이익률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보다 정확한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손실보상금을 드리게됐다”면서 “1분기 손실보상 금액이 적은 게 아니라 4분기 금액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기부 관계자는 “개별 사례는 사업자번호 조회를 하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인건비 비중 등이 실제와 다른 건 국세청 신고 자료에 따른 것이라 이의신청을 통해 보정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소상공인들은 급전이 필요해 이의신청을 기다리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신속 지급을 신청했다. 2~3달씩 걸리는 이의신청을 기다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천안의 A 사장은 “당장 다음주 폐업해 돈이 필요한데 이의신청 과정까지는 돈이 너무 급해 신속 지급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260만 원 보상받은 걸로 폐업 하는 데 보태야 하는 게 더 비참하다”고 하소연 했다.
[이투데이/안유리 기자 (inglas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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