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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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오전 9시부터 저신용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환대출’ 신청을 개시했다. 대환대출은 비은행권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정책자금으로 전환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까다로운 신청 조건과 사전에 고지되지 않은 주간 인원 제한으로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
서울에서 의류도매업에 종사하는 한 자영업자는 대환대출 시행 당일 가게 문 여는 시간을 잠시 미루고 컴퓨터에 앉았다. 은행에서 대환대출 신청을 하려면 소상공인정책자금 사이트에서 ‘지원대상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해서다. 오전 10시께 확인서를 출력하려던 그는 발급이 마감됐다는 안내창을 보고 허탈해했다. 100만명 이상의 소상공인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가 넘쳐났다.
대환대출을 운영하는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측에 문의하자 "대환대출 확인서 발급을 주 단위(금요일 ~ 다음주 목요일)로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주당 발급건수 제한은 제도 시행에 앞서 언론에 배포한 자료나 안내에도 나와있지 않은 내용이다. 제한 이유에 대해 소진공은 "은행 업무량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라고 해명했다. 주 단위 몇건으로 제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해당 내용은 외부 공개가 안된다"면서도 "대략 몇 천건 단위"라고만 답했다. 소진공은 확인서를 발급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뒤늦게 시스템 상에 주간 신청이 마감됐으며 다음주차 신청은 오는 5일 오전 9시부터 재개될 것이라는 공지를 띄웠다. 중기부는 주당 건수를 제한하며 오랜 기간 정책 홍보를 이어갈 수는 있겠으나 자영업자들은 해당 기간 동안 될지도 모를 대환대출을 하릴없이 기다리며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신청 조건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 어렵다. 대부업체 대출은 제외되고 세급체납 업체, 금융기관 등 대출금 연체 업체, 신용정보등록 업체, 휴·폐업 업체, 소상공인 정책자금 융자제외 업종 등도 대상이 아니다. 또 담보대출이나 개인신용대출이 아닌 사업자대출을 받은자만 해당된다. 어찌보면 이번 대환대출이 야기한 논란은 현재도 진행중인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사각지대’ 문제와 맥락이 비슷하다. 정책은 자영업 현실에 더 다가서야 한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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