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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차지한 한국 남자배구가 챌린저컵에서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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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챌린저컵 3위를 차지하고 기뻐하는 남자 배구 대표팀. [사진 대한민국배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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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 남자 배구가 챌린저컵에서 체코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임동혁(23·대한항공)이 폭발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 대표팀은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챌린저컵 3-4위전에서 체코를 세트 스코어 3-2(25-19, 25-16, 24-26, 23-25, 22-20)로 이겼다. 라이트로 출전한 임동혁이 양팀 통틀어 최다인 33점을 올렸다. 임동혁은 무려 60%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임성진이 14점, 신영석이 10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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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리베로 임성진(위)과 레프트 박경민. 둘은 소중한 국제 대회 경험을 쌓은 것이 수확이다. [사진 대한민국배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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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 2세트를 쉽게 따냈다. 호주와 8강전, 튀르키예와 준결승에서 활약했던 허수봉(24·현대캐피탈)이 주춤했으나 대신 라이트로 들어간 임동혁이 펄펄 날았다. 임동혁은 2세트 서브득점 2개 포함 7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100%였다. 마틴 리섹과 마렉 소톨라를 앞세운 체코를 공격력으로 압도했다.

그러나 3세트부터 높이의 차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임성진과 곽승석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걸렸다. 서브 리시브도 흔들리면서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임동혁의 활약으로 3세트 듀스를 만들어냈지만 결국 졌고, 4세트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두 팀은 여섯 번의 듀스를 벌이며 20-20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한국은 끈질긴 수비로 찬스를 만들었고, 임동혁이 3인 블로킹을 뚫고 21-20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어 소톨라의 공격이 빗나가면서 22-2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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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점을 폭발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끈 임동혁. [사진 대한민국배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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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했다. 이번 대회 우승팀은 내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할 수 있다. 세계랭킹 32위로 처진 한국이 2024 파리올림픽과 2028 LA 올림픽에 도전이라도 하려면 VNL에 나가 랭킹포인트를 쌓아 21위 안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정지석, 전광인 등 주력 선수들이 빠진 공백을 끝내 메우진 못했다.

그래도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허수봉과 임동혁은 외국인 선수들에 밀려 부족했던 토종 라이트 자원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리베로 박경민과 레프트 임성진도 국제 경기 경험을 쌓았다. 세계최정상 팀들은 아니지만 한국보다 신장이 높은 선수들을 상대했다. 내년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서도 소중한 재산이다. 한선수, 신영석, 최민호 등 베테랑 선수들이 떠나면 본격적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임도헌 감독은 "1999년생 선수들은 현재 남자 배구의 황금세대라고 생각한다. 호주와 8강전, 튀르키예와 4강전에서 임동혁과 임성진을 중용하지 않아 미안했는데, 오늘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자신감을 가진 게 이번 대회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여자 배구에 밀려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아진 남자 배구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대회에는 평균 2000~3000명 정도의 관중들이 대표팀을 찾았다. 선수들도 “팬들의 응원에 힘이 났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속적인 국제대회 유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결과는 아쉬웠고 과제도 많았지만, 얻은 것도 많은 대회였다.

이어 열린 결승전에서는 쿠바가 튀르키예를 3-1(25-17, 23-25, 25-20, 25-20)으로 누르고 챌린저컵 정상에 올랐다. 쿠바는 내년 VNL 무대에 나서게 됐다. 쿠바는 로페스 카스트로 미구엘 앙헬이 20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고 에레라 하이메 제수스가 19점으로 뒤를 받쳤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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