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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2019년생부터 만5세 초등 입학한다…자사고 존치, 외고는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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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만 5세로 앞당기는 학제 개편을 추진한다.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조정해 2029년부터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앞당겨 유아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공교육 책임을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조기 입학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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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2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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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인 2025년에는 원래 입학 대상인 2018년생(만 6세)과 2019년 1~3월생(만 5세)이 동시에 1학년이 된다. 다음 2026년에는 2019년 4~12월생(만 6세)과 2020년 1~6월생(만 5세)이 함께 입학하는 식이다. 이렇게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 동안 만 6세와 만 5세 일부를 동시에 1학년으로 입학시키면 2029년부터는 연령 혼재 없이 만 5세 입학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구상이다.

초등 입학 시기는 앞당기지만 초등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의 총 12년 교육과정은 그대로 유지한다. 만 5세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경우 지금보다 1년 빠른 만17세에 대학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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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4년간 분산…확정안은 아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9일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만 5세 아동 전체를 일시에 1학년으로 입학시킬 경우 교실 과밀화, 교원 부족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25%씩 순차적으로 4년에 걸쳐 학제를 당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4년간 분산 입학하는 방안은 하나의 시나리오일 뿐 확정안이 아니며 학부모 의견 수렴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 5세 아동 전체를 일시에 1학년으로 입학시키면 갑자기 1학년 학생이 두배로 늘어나게 되고 이들이 고교생, 대학생이 됐을 때 입시 경쟁과 취업 경쟁이 극심해진다는 문제가 있다. 교육부 추산에 따르면 학령인구의 자연 감소분을 고려했을 때 4년간 단계적으로 만 5세 입학을 추진하면 초등학교 입학생 숫자가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규모로 유지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도·지역별 취학기 아동 현황을 분석한 후 단계별 입학 비율과 시행 시기를 확정해 연말에 발표할 계획"이라며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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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9일 교육부 업무보고 현안을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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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조기 입학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끝내 무산된 난제다. 조기 입학을 포함한 학제 개편에는 학교 시설, 교사 수급, 교육 과정의 변동이 뒤따를 뿐 아니라 이해관계자 간 갈등도 동반된다. 학부모들은 조기 취학에 따른 부적응 문제를 걱정하고 교사들은 유아 교육과 초등 교육에 구분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아 발달 무시…초1 교사 보모될 것"



유아 교육계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전문대학교 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한유협)은 29일 조기 입학 반대 성명을 내고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은 이미 미국에서 실패한 정책"이라며 "유아는 유아에게 적합한 환경 속에서 놀이 활동을 충분히 누려야 한다"고 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도 반대 성명을 내고 "만 5세 초등 취학은 유아 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15분만 활동을 해도 집중력을 잃는 만 5세 유아들을 초등학생용 시간표에 맞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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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기 부천시의 한 어린이집 원생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씻기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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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 시내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는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은 목표와 과정, 전문 인력이 모두 다르다"며 "만 6세에 입학한 1학년 중에서도 배변 활동이 미숙한 아이들이 많은데 만 5세 입학이 시작되면 1학년 담임은 교사가 아닌 보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29일 "조기 입학은 출생, 입시, 입대, 취업 등 인생의 시간표를 바꾸는 문제"라며 "재정 수요 확충, 교육 과정 변경 등 선결 과제가 많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자사고 존치, 외고는 폐지 수순



이날 교육부는 초등 입학 연령 조정 외에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통합, 기초 학력 보강 등을 통해 교육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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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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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해 유치원·어린이집 통합 방안을 마련하고, 양 기관의 서비스 격차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강화를 위해 2022년부터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서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를 할 예정이다. 현재 초6, 중3, 고2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업성취도 평가는 2023년 초5·6, 중3, 고1·2로 확대되고 2024년에는 초3부터 고2까지 모든 학년에서 성취도 평가를 치르게 된다.

이번 업무보고에는 자사고 존치 방안도 담겼다. 교육의 다양성과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자사고 제도 존치를 포함한 고교체제개편 세부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외고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박 부총리는 "외고는 존치보다는 전환·폐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외고에서 가르치는 특수교과목을 일반고에서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새로운 교육과정과 대입제도를 발표하기에 앞서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설문에는 입시, 학제 개편, 교과 과정에 대한 선호도 조사 항문이 포함된다. 교육부는 설문을 위해 지역과 학년 등을 고려해 학부모 1만명, 학생 1만명의 표본을 꾸릴 예정이다. 대국민 설문 조사는 개정 교육과정과 대입제도 개편안에 반영된다.

그 밖에 업무보고에는 대학 지원 강화, 한계 대학 통폐합 방안 등이 담겼다. 교육부는 지난 19일 발표한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에 이어 8월에는 디지털 분야 인재 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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