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환수 문화재인 보록(어보를 보관하는 상자)이 언론에 공개됐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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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임금과 왕비의 의례용 도장인 어보를 담았던 최고급 보관함이 유럽을 떠돌다 고국에 돌아왔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9세기 것으로 추정하는 어보함 ‘보록’(寶盝)을 게임업체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으로 이달 영국의 한 법인한테서 매입해 들여왔다고 27일 발표했다.
환수된 보록은 가로 23㎝, 세로 23㎝, 높이 27.5㎝의 육면체 모양이다. 나무 뼈대에 가죽과 명주를 두르고 황동제 기물로 고정시켰다. 위쪽 덮개인 천판 가운데는 거북 모양의 손잡이 뉴(鈕)가 붙어 있고, 상자 안쪽 면은 홍색으로 칠을 했다. 표면은 가죽으로 싸고 주칠도 했다. 모서리마다 천을 덧댄 일종의 장식인 ‘모싸개’가 있고, 덮개 부분엔 두개의 국화 모양의 동 재질의 기물이 붙어 한개의 타원형으로 표현돼 있다. 모싸개나 표면의 주칠, 아래쪽이 긴 경첩 등 19세기 문헌 기록에 나오는 보록의 특징을 보여 공예사 전문가들은 이 시기 제작품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선시대 임금과 왕비의 어보를 담았던 함인 보록.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최근 영국 현지의 법인 소유주를 설득해 구매를 성사시키면서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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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록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덮개인 천판 가운데 거북 모양의 손잡이 뉴가 보인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
보록은 어보를 넣는 내함인 보통(寶筒)을 다시 담는 외함의 얼개를 띤다. 조선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유물 중 하나로, 종묘 또는 외규장각 등에 봉안됐다. 조선시대 내내 단일 품목으로 제작됐고, 금속·섬유·가죽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궁중 공예품의 양식·재질이 변화·발전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편년 자료로서의 가치도 크다는 설명이다. 재단 쪽은 “지난해 영국 법인이 경매로 보록을 사들여 현지에서 되파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소장자 쪽과 접촉했으며, 국내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하며 한국에 가야 할 왕실 유물이라고 설득한 끝에 매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환수 문화재인 보록(어보를 보관하는 상자)이 언론에 공개됐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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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한 보록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환수 문화재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에 다음달 추가 유물로 선보일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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