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월 소비자동향조사
한달새 0.8%P ↑… 역대 최대폭
‘물가인식’ 5.1%… 1.1%P 올라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전월 대비 상승 폭은 한은이 2008년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고, 컸다.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전월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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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 2.0%를 기록한 후 14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해 왔지만, 4월(3.1%)에 3%대로 진입한 후로 이달에는 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상승세가 그만큼 가파르다는 얘기다. 올해 들어서는 1월(2.6%)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과 2011년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은 적은 있었지만, 이달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가격·투자 결정 등에 반영되면서 실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은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임금 인상 부담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서 다시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인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까지 유례없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 컸다”면서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 물가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도 5.1%로 지난달보다 1.1%포인트 상승하면서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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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 13일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영향은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2500가구(응답 2432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이 중 70∼80%가 금리 인상 이전에 응답을 제출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코로나19 대유행기 수준으로 급격히 악화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로, 지난달보다 10.4포인트 급락했다. CCSI는 지난 5월부터 석 달째 내림세로, 2020년 9월(80.9) 이후 1년9개월 만에 90 아래로 내려왔다. CCSI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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