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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LH 임직원 투기 논란

김현준 사장 취임 1년 만에 LH 직원 땅 투기·출장 중 골프…혁신위원회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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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LH 직원 부동산 투기 혐의 적발

금요일 본사 비운 임원들…출장 중 골프

혁신위원회 발족했지만 내부 통제 실패

한국금융신문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한국금융신문 권혁기 기자] 김현준(55)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취임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이 가운데 LH 직원들의 땅 투기가 또 적발되고, 사장을 비롯한 임원 전원이 지난달 24일 금요일 진주에 위치한 LH 본사에 위치하지 않고 부재중이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일부 임원은 출장을 떠난 제주도에서 골프를 친 사실도 드러나는 등 기강 해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참여연대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중 6번째로 지정된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지정 과정에서 LH 임직원이 해당 지구에 포함된 다수의 필지를 사전 정보 취득 후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2016년부터 작년 4월까지 LH가 관여한 106개 공공택지지구를 살펴봤다.

공무원연금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연금과 보험 가입내역 자료를 요청, 국토부와 LH 임직원 36070(각각 5748, 3322)과 피부양자 52958, 89028명의 명단을 확보한 후 토지대장을 조회한 결과 78924건의 토지 취득·매각·보유 등 거래 또는 보유 내역을 파악했다.

그 중 662명의 1180건이 LH가 시행한 사업지구 내 또는 인근 지역 토지를 거래하거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공개 개발정보 활용한 부동산 투기 혐의 LH 직원
조사 결과 미공개 개발정보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 혐의는 LH 직원 8명에게 집중됐다. LH 서울본부에 근무하던 A씨는 2018년 업무보고와 주간경영 자료를 결재하는 과정에서 남양주 도시개발사업을 확인하고 배우자 명의로 인접 지역 땅과 건물을 57000만원에 사들였다.

이밖에 대전과 전북, 대구, 경남지역본부에서도 개발 지역 인근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강원본부에서 근무한 B씨는 LH 토지매입 권한을 활용해 저렵한 가격에 필지를 매입, 지인들에게 팔고, 지인들이 다시 사인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61000만원의 이득을 챙겼다.

감사원은 미공개 개발정보 등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에 LH 직원 8(7), 농지 불법 취득 등 농지법위반 15건에 LH 직원 10, 국토교통부 직원 5, 민간인 2명을 적발했다.

공공택지개발 업무는 부동산 투기 등을 차단하기 위해 대외에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농지나 임야 등을 택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개발이익이 발생하는데, 이를 업무 담당자인 LH 직원이 취득한 개발정보로 부동산 투기에 이용한 것이다.

출장 중 골프·금요일 오후 본사 비운 LH 임원들
LH의 기강 해이는 이뿐 만이 아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현준 사장과 이정관 부사장, 본부장 등 LH 임원 전원이 지난달 24일 금요일 본사를 비운 것으로 드러났다.

LH 본사가 경남 진주에 위치한 만큼 서울이나 세종 등에 출장을 가는 경우는 있지만 임원 전원이 자리를 비운 것은 우연이라고 하기엔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달 13일에는 34일 일정으로 제주도 신재생 에너지 홍보관, 가시리 풍력 단지 견학등 이유로 출장을 간 LH 간부 3명이 일정에 참석하지 않은 채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돼 구설수에 올랐다.

26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출장 중 골프에 대해 기강 해이를 지적하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부동산 투기 등으로 처벌을 받은 지가 얼마나 됐다고 그런 기강 해이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지 정말 유감스럽다합당한 문책을 통해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임원들이 어떤 이유로 금요일에 본사를 비웠는지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던 LH 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임원들이 본사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CEO 주관 정기이사회 ▲경기지역본부에서 진행된 주택 250만호 공급을 위한 점검회의 ▲해외 주요 인사 접견 등으로 부재중이었다고 해명했다.

골프 관련 간부에 대해서는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신문

김현준 LH 사장(왼쪽 네 번째)이 김준기 LH 혁신위원회 위원장(사진 왼쪽 세 번째), 위원회 위원,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 3월 25일 수도권도심정비특별본부에서 진행된 ‘2022년 제2차 LH 혁신위원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H


LH 혁신위원회에서도 잡지 못한 비위
지난해 4월 23일 취임한 김현준 LH 사장은 취임식에서 “일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대국민사과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임직원 모두는 뼈를 깎는 노력과 자성으로 환골탈태해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직원들에게는 “우리 모두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는 LH가 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준 사장은 취임 후 LH 임직원 부동산거래 신고·등록 및 검증시스템 구축 등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는 김현준 사장이 출범시킨 ‘LH 혁신위원회의 활동 성과를 점검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강도 높은 혁신을 위해 그해 5월 혁신위를 조직했다. 이후 10차례의 회의를 거쳐 내부통제 강화, 경영관리 강화, 업무체계 혁신, 국민소통 강화 등 4대 추진방향을 설정하고 경영 전반의 혁신과제를 발굴했다.

혁신위는 LH 부동산 투기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사전 예방-적발·제재-감시·관리로 이어지는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과 함께 내부 통제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직무 관련 부동산 신규 취득 금지, 보유 부동산 신고·등록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사전예방 체계를 도입했다며 사업지구 부동산 전수조사, 임직원 보상 배제 등을 통해 적발·제재를 강화했다고 부연했다. 준법감시관제 도입, 실시간 감사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상시 감시·관리했다고도 했다.

김현준 LH 사장은 지난 1년간 임직원이 모두가 하나 돼 환골탈태 혁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올해는 혁신의 노력과 성과를 국민과 적극 공유하고 혁신 DNA가 조직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 통제방안과 감사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셈이다.

취임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LH의 비위와 기강 해이가 다시 불거지면서 김현준 사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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