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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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휴가지로 저도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8월 초에 여름 휴가를 떠나기로 하면서 거론됐던 거제시 저도가 휴가지로 결정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8월 초에 여름휴가를 가기로 결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여름 휴가’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휴가에 저도를 계속 갔다고 하는데….”라며 저도를 여름 휴가지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당시에는 거제시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어 이곳을 선택하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하청노조의 파업이 타결돼 실제 윤 대통령이 저도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 별장이 있는 저도(43만8840㎡)는 행정구역상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 속한 섬이다. 부산 가덕도와 거제시 장목면을 잇는 거가대교를 타고 거제 방향으로 가다 보면 해저터널이 나온다. 이 해저터널을 빠져나와 조금 더 가면 섬을 관통하는 터널이 있는데 이곳이 저도(猪島·돼지 섬)다.
일반인 출입을 허용한 대통령 별장지 경남 '저도'. 백종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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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처럼 생겨서 저도로 불려
섬 모양이 하늘에서 내려보면 돼지처럼 생겼다고 해 저도로 불린다. 섬 전체에 해송과 동백이 군락을 이룬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9홀 규모의 골프장과 200여m의 백사장, 300㎡ 크기의 대통령 별장이 있다.
『장목면지(誌)』등에 따르면 이 섬에는 옛날부터 사람이 살았다. 주로 송씨가 많았다. 그러던 중 조선 중기에는 당파싸움을 피해 안동 김씨와 경주 김씨 명문가 집안이 저도에 들어오면서 36가구로 늘어났다. 하지만 1910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 이후 일본 해군이 군사기지를 만든다는 이유로 여기에 살던 사람들 대부분을 쫓아냈다. 광복 이후 우리 해군이 일시 주둔하면서 대통령 별장을 만든 것으로 기록돼 있다.
실제 저도는 1954년부터 이승만 대통령의 하계 휴양지로 사용됐고, 72년 대통령 휴양지로 공식 지정된 이후 민간인 출입과 어로 행위가 엄격히 제한됐다.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청산 차원에서 대통령 별장 지정을 해제했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저도 대통령 별장을 부활시켰다.
큰영애 시절 저도를 찾아 배드민턴을 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여름 휴가로 저도를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 국가기록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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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노무현·박근혜·문재인 등 찾아
이 과정에 역대 대통령 상당수가 저도를 찾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뿐 아니라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 등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에게 저도 대통령 별장이 유명해진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계기가 됐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저도에서 보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해변 모래 위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저도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문 전 대통령 때 저도가 일반인에게 개방되어서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저도 개방을 공약했다. 취임 후 논의를 거쳐 2019년부터 일반인들이 저도를 방문할 수 있게 됐다. 대통령 별장 등을 일반인이 갈 수는 없지만, 외곽 산책로 등은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2019년 7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저도’를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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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문 전 대통령도 취임 3년 차인 2019년 7월 최측근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함께 저도를 찾아 전국서 온 국민 100명과 함께 산책하기도 했다. 저도는 문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과 직선거리로 21㎞ 정도 떨어져 있다.
저도가 육안으로도 보이는 장목면 유호리 한 주민은 “역대 대통령들이 주로 7~8월에 저도로 여름휴가를 오면 마을 출입구와 주변 산 등에 군·경이 배치돼 대통령이 온 줄을 알았다”며 “윤 대통령도 여름휴가를 온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저도뿐 아니라 거제지역도 둘러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거제=안대훈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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