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유럽 각국 실내 냉방 온도 제한 등 조처 도입]
유럽 국가들이 하나둘 에어컨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너지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대두하자 냉방 온도 제한 등 대응에 나선 것이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녜스 파니에 뤼나셰르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RMC'와의 인터뷰에서 "냉난방 중 문을 열어두면 에너지 소비가 20% 더 증가한다"며 "앞으로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냉난방 작동 시 상점들이 문을 열어두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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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한 남성이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 분수대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AFPBBNews=뉴스1 |
유럽 국가들이 하나둘 에어컨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너지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대두하자 냉방 온도 제한 등 대응에 나선 것이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녜스 파니에 뤼나셰르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RMC'와의 인터뷰에서 "냉난방 중 문을 열어두면 에너지 소비가 20% 더 증가한다"며 "앞으로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냉난방 작동 시 상점들이 문을 열어두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는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상점에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는 조례가 시행 중이다. 수도 파리에선 이같은 행위가 적발되면 최대 150유로(약 21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최근 트위터에 "에어컨이 설치된 상점들은 이제 문을 닫고 영업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의 기후 비상사태와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니에 뤼나셰르 장관은 조만간 에어컨 규제와 관련한 법령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최대 750유로(1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지만, 우선은 상점 주인들을 대상으로 한 계도 활동에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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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이탈리아 어린이/AFPBBNews=뉴스1 |
이탈리아는 지난 5월1일부터 학교와 공공시설 냉난방 온도를 제한하는 '온도 조절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관련 시설들은 여름철에는 에어컨 온도를 25도 미만으로 낮출 수 없으며, 겨울철에는 난방 온도를 19도 이하로 설정해야 한다. 스페인도 같은 시기 공공 건물의 에어컨 온도를 27도로 제한하는 법령을 통과시켰다.
그리스도 지난 6월 이와 유사한 조처를 도입했다. 현지매체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코스타스 스크레카스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여름철 공공 건물의 온도를 26~27도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각 건물의 에어컨 온도를 직접 조정할 수 없는 만큼, 당국은 전년 동월 대비 전기 요금의 증감을 비교해 목표를 달성하는 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화'하면서 유럽이 올겨울 에너지 대란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대러시아 제재에 나서자, 러시아는 자국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에너지 공급을 조이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네덜란드, 폴란드, 불가리아 등 유럽 국가들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또 지난 11일부터 열흘간 연례 정비를 이유로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잠갔다. 지난 21일 가동을 재개했지만 공급 물량은 기존의 30~40%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례없는 폭염도 에너지 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프랑스에선 64개 지역이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선 최근 1000명 이상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유럽 곳곳의 기온이 40도를 넘으면서 전력 수요는 물론 에어컨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연합(EU) 내 에어컨 수량이 2019년 1억1000만대에서 2050년 2억7500만대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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