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이재명은 쇄신 대상, 단일화해야"…강훈식 "사법리스크 표현 안돼"
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 |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정윤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주자들이 21일 재선의원 모임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재명 책임론'과 비(非)이재명 단일화 등 쟁점을 둘러싸고 온도 차를 드러냈다.
이날 토론회는 이른바 '양강양박'으로 불리는 재선 당권주자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넷만을 대상으로 열렸다.
강병원·박용진 의원은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출마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비명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고문과 핵심 지지층을 공유한다는 평가를 받는 박주민 의원과 공방을 벌였다.
강훈식 의원은 이 고문의 책임을 지적하면서도 이 고문에 대한 '사법 리스크' 지적 등에는 거리를 뒀다.
우선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혁신 주체보다 쇄신 대상"이라며 "누가 흘린 지갑을 줍듯이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당으로서도 행복하지 않고 이 후보 본인에게도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설훈, 김민석, 이동학 후보까지 다 하는 단일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박주민 의원을 향해 "그런 방향의 단일화에 동의하느냐. 이재명 후보와도 단일화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주민 의원은 "단일화가 논의되려면 가치나 당의 혁신 방향 등에 있어서 접점이 있어야 한다"며 '비이재명 단일화'에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다만 박주민 의원은 이재명 고문과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토론회에 앞서 단일화를 공식 제안한 강병원 의원이 박주민 의원을 향해 "왜 언론에서 이재명의 러닝메이트라고 하냐"고 묻자, 박주민 의원은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나는 이기기 위해 나왔다"고 부인했다.
이에 강병원 의원이 다시 "특정인에 패배의 책임을 묻지 말자고 하니 러닝메이트라는 오해를 받는다. 센 사람이 나와서 하자는 논리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하는 등 공방이 이어졌다.
'이재명 책임론'에 대한 의견도 갈렸다.
박주민 의원은 "2년간 우리가 약속한 것을 왜 못했는지 반성하고 각오하는 것이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하다"며 "이런 평가가 아니라 한두 명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처럼 평가하는 것은 편하다(편한 방식이다)"고 반박했다.
강훈식 의원은 대선·지방선거를 돌아보면서 "갈라치기에도 표 계산을 하며 유불리를 따졌다. 대선 이후에도 기본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길을 선택했다. 제가 모든 걸 걸었던 대선후보는 연고도 없는 곳에 출마했다"며 이재명 책임론에 일부 수긍했다.
그러나 강훈식 의원은 강병원 의원을 향해 "전당대회에 쓰지 말아야 하는 용어들이 나오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사법 리스크라는 표현이 당 대표 후보자로서 적합하냐. 정확한 조사와 탄압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병원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이 신뢰를 회복할 수 없고 책임지지 않는 정당으로 낙인찍힌다"며 "이 의원이 가진 리스크가 우리 당 전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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