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채권시장 개인 순매수 금액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
[파이낸셜뉴스] #.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A씨는 7억원 규모의 여윳자금을 주식 투자하기 불안했다. 긴축 통화정책, 금리인상으로 증시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대형 증권사 직원은 A씨에게 국채 30년물 투자를 권유했다. 지난 6월 20일 장외시장에서 국채 30년물 7억원어치를 사들인 A씨는 7월 8일 해당 채권을 7억4200만원에 매도했다. 약 20일 만에 6%(4200만원) 상당의 자본차익을 얻은 셈이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 부자들의 뭉칫돈이 채권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가격이 떨어질때로 떨어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채권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만기까지 보유하게 되면 국고채는 3%대의 수익률을, AA급의 우량채 역시 4% 이상의 수익률이 보장된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 국내외 기준금리 상승으로 채권 금리가 급격히 오른 결과다.
채권도 주식처럼 저점 매수에 고점에 매도함으로 자본차익을 향유할 수 있다. 또 유통시장에서 매매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함으로 얻을 수 있는 금리 메리트도 부각되고 있어 채권시장으로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개인 채권투자 올들어 6조3456억 '작년 두배'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6조345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작년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2조9446억원) 대비 115%(3조4010억원)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긴축, 국내외 금리인상 기조로 채권금리가 뛰자 개인들의 자금이 몰린 것이다. 증시약세가 지속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개인들은 3조1635억원어치의 회사채를 순매수했다. 작년 회사채 순매수(1조4132억원) 규모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외 개인들은 기타금융채(1조5675억원), 국채(8751억원)도 쓸어담았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 결과다. 국고채와 동조화되는 회사채, 기타금융채 등 여타 채권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연 1.855% 였으나 이달 18일 연 3.212%를 가리키고 있다.
같은 기간 회사채 무보증 3년 AA-등급 금리는 연 2.460% 수준에서 연 4.104%로 뛰었다. BBB-등급 금리는 연초 연 8.316%에서 연 9.956%로 뛰었다.
정경화 KB증권 압구정지점장은 "최근 상당수의 강남 자산가들이 채권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낮아진 채권가격으로 자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본차익은 비과세인만큼 투자자들은 차익 매매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채권 재테크, 발품 팔거나 전자공시 활용
이처럼 채권 재테크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정작 국고채, 회사채를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는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채권투자는 증권사 영업점 창구 매매와 온라인 플랫폼(HTS, MTS) 매매로 구분된다.
투자자가 채권 투자를 하기 전에 알아야 할 점은 A기업 회사채를 모든 증권사 영업점 창구와 HTS·MTS에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령 A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수요예측으로 회사채를 인수하는 특정 증권사가 있다. 채권을 인수한 증권사만 A기업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어 개인들에게 판매가 가능하다.
B증권사가 SK텔레콤 회사채를 인수했다면 B증권사는 이 물량을 고객들에게 팔 수 있다. 이때 물량을 가져가지 않은 C증권사는 영업점에서 SK텔레콤 채권을 찾는 고객에게 내놓을 채권이 없다. 증권사마다 어떤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초보 개인 투자자로선 아는 게 쉽지 않다. 결국 '발품'이 최선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 어떤 회사채를 가지고 있는지 통합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결국 영업점 발품을 팔거나 전자공시 증권신고서를 활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권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여러 증권사 창구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원하는 회사채 보유를 문의할 수 있다. 혹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A기업 증권신고서를 확인하면 된다. 신고서에는 해당 회사채를 총액인수한 대표주관사(증권사)가 증권사(인수단), 법인, 자산운용사 등에 재판매한 부분이 공시돼 있다. 해당 회사채를 인수한 증권사를 확인 후 영업점을 통하거나 온라인 매매를 통해 거래하면 된다. 이때 자산운용사는 해당 채권을 인수해 운용펀드에 편입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직접투자를 원할 경우 운용사로 문의하면 안된다.
또 대표주관사에 해당하는 증권사는 시장에 푸는 역할을 하지만, 정작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어 해당 기업 회사채를 가져올 수 없다. 그러나 간혹 수요예측 미매각이 나올 경우 해당 회사채를 어쩔수 없이 떠안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뉴스에서 '회사채 미매각' 기사가 나온다면 해당 주관사 역시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때 투자자는 주관사에 해당하는 증권사 영업점 창구나 HTS·MTS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주식시장을 떠나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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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증권사 영업점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채권 거래를 하는 고객의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가 새로운 물량이 나오면 전화 등을 통해 구매의사를 직접 물어보기도 한다. 이때 저위험 채권의 경우 유선으로도 매매가 가능하다. 담당직원과 통화 후 매수 가능하다.
또 온라인 플랫폼(HTS, MTS) 역시 증권사마다 판매하는 채권이 각기 다르다. 각 증권사의 HTS 거래 창에는 각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만이 올라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좋은 물건'을 많이 갖다 놓는 증권사의 HTS, MTS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HTS, MTS 창에 다양하고 많은 채권을 인수해 올려놓는 것이 각 증권사의 경쟁력"이라며 "투자자들은 이왕이면 다양한 채권이 올라오는 증권사의 온라인 매매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내거래 VS 장외거래? 채권은 장외가 메인마켓
영업점 창구와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장외거래 채권뿐만 아니라 장내거래채권까지 모두 취급한다. 장내거래는 채권거래가 증권거래소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를 말한다. 장외거래는 증권회사간이나 고객 간 거래가 상대매매를 통해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장외시장이 메인 시장이다. 따라서 통상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개인들의 고액 채권투자가 이루어지는 곳은 장외시장이다. 장외거래는 투자자의 영업점 방문 혹은 전화로 이루어진다. 반면 장내거래채권은 유통물량이 적어 개인들이 투자하기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유통물량이 워낙 적기 때문에 호가에 채권을 내놔도 잘 안팔릴뿐 아니라 매수체결이 더딜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 창구를 직접 방문했을 때 최소투자금액에 당황할 수 있다. 통상 500만원~1000만원, 1억 단위를 최소투자단위로 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채권투자가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여러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판매가 늘면서 최소투자단위를 낮추고 있다. 가령 KB증권의 경우 최소투자단위가 과거에는 억대 수준이었으나 1000원 수준으로 낮췄다. 결국 투자자는 본인의 투자규모에 맞는 증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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