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자유에 의해 고향 돌아가는 것 맞습니까?
지난 2015년 7월 14일 판문점에서 회색 정장을 입은 남측 연락관(통일부 소속)이 송환 대상자인 북한 선원의 이름을 부르며 마지막으로 묻자 해당 선원이 "네"하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자 연락관이 "넘어가십시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한 뒤 북한 선원을 북측으로 돌려보냈다.
통일부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동해상 구조(7.4) 북 선원 2명 판문점 송환 (2015. 7. 14)'에 담긴 장면이다. 우리 측이 울릉도 근해에서 같은해 7월 4일 구조된 선원 5명 가운데 귀순 의사를 밝힌 3명을 제외하고 2명을 북측에 돌려보내던 때의 영상이다.
해당 영상에 펼쳐진 장면은 북한 어민이 판문점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사복 차림의 경찰 특공대로부터 제지받던 2019년11월7일의 북송 현장과 대비된다.
'강제 북송' 때는 충격에 휩싸인 듯한 어민에게 경찰 특공대 등이 몰려들며 "야야야" "잡아" "나와봐" 하고 외쳤다. 당시 북한 어민 2명을 북측으로 올려 보내던 영상은 통일부가 지난 18일 공개했다. 여기에는 손이 포박된 상태인 어민의 모습도 실렸다.
어민 2명은 2019년 11월 2일 NLL(북방한계선)을 넘어 왔다가 우리 해군에 의해 나포된 뒤 정부의 합동 신문을 거쳐 북송이 결정됐다. 문재인 정부는 어민 2명이 소형 오징어 잡이 배에서 선장을 비롯한 16명을 살해했으며 귀순 의사는 밝혔지만 진정성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강제 북송' 영상을 거론하며 "필수적으로 남북 양측 연락관이 마주 보며 북송 대상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되나 탈북 선원 강제 북송이 이런 절차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측 관계자가 북한 주민이 판문점 경계석을 넘어서기 바로 직전 본인에게 직접 '000씨는 본인 자유에 의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느냐'고 본인 의사를 최종 확인한후 그렇다는 답변을 들어야 북한으로 넘어가는 것을 허락해야 하나 이 절차가 무시됐다"고 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전 실장(전 외교부 장관)은 윤석열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2019년 '탈북 어민 북송 사건' 재조사를 두고 "그들은 희대의 엽기적 살인마들이다"라고 비판했다. 정 전 실장은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됐어야 한다는 정부 여당의 비판에 대해 "자백만으로는 사실상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북측에서 벌어진 사건이어서 형사 관할권이 실질적으로 행사될 수 없는 사건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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