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이달 말 전후로 리터(ℓ)당 2000원 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급감, 최근 일부 유종의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왔다는 점에서다.
1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15일 기준 8월 인도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7.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 즈음인 6월 8일 기록한 연고점(122.11달러) 대비 20.1%(24.52달러) 하락한 수준으로, 지난 12일(95.84달러)부터 100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원인으로 최근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와 코로나19(COVID-19) 오미크론 변이 재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의 위축이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세계의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며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는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한 달여 만에 20%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현재 ℓ당 2000원 초반대에서 이달 말 전후로 190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ℓ당 1900원대 평균 휘발유 가격은 약 두 달 전인 5월 25일(1998.59원)이 마지막이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30.56원이었다. 지난달 말인 6월 30일 기준 ℓ당 2144.90원에서 약 2주 만에 5.3%(114.34원) 떨어진 수준이다. 경유 가격은 ℓ당 2085.24원으로 6월 30일 기준 2167.66원 대비 3.8%(82.42원) 하락했다.
이달 들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유가 하락세와 7월부터 적용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 확대(30%→37%)가 맞물린 결과다. 당초 정부는 유류세율 인하폭이 7%포인트(p) 커지면 휘발유 ℓ당 57원, 경유 ℓ당 38원씩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반대로 원유 공급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IEA는 최근 올해 일평균 석유 수요 전망치를 종전보다 24만 배럴 줄어든 9920만 배럴로 낮췄고, 석유 공급 일평균 전망치는 30만 배럴 늘어난 1억10만 배럴로 높였다.
한편 정부는 유가 안정 등을 위해 이달부터 정유사 간 석유제품 가격 담합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정부가 구성한 시장점검단은 현재까지 서울·경기·충청 지역 주유소 10개 이상에 대해 총 5회 점검을 완료했으며 앞으로 주 2회 이상 전국 주유소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로 9주 만에 기름값 상승세가 꺾인 10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알뜰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의 리터(L)당 평균 가격은 2096.32원, 경유는 2135.28원으로 집계됐다. 2022.7.1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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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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