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들 “합격은 권성동” “9급 폄훼” 분통
권 직무대행은 문제의 행정요원을 가리켜 “내가 추천한 사람”이라고 한 것에 대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사람(공시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공정 인사” “공무원시험 합격은 권성동” 등과 같은 분노와 조롱의 게시글과 댓글들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A씨는 17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보통 9급 행정요원은 근무기간이 6개월 정도 지나면 내부적으로 승진 기회가 온다”며 “승진 후에는 자기가 소속된 대통령실 부서의 관리·감독을 받는 재단 등에 팀장급 이상으로 이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는 3~5급 공무원은 행정관, 6~9급 공무원은 행정요원으로 분류한다. 인사가 잘 풀리는 경우 정권 초반 행정요원으로 들어가 행정관까지 찍고 정부 부처 장관 정책보좌관 등으로 영전하는 사례도 있다.
A씨는 “대통령실 행정요원이 동급의 일반 행정 부처나 지방직 공무원보다 훨씬 파워풀하다”면서 “미래가 창창한 9급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 B씨도 “나중에 민간 기업으로 이직할 때 여러모로 유리하고, 국회로 진출해도 최소 비서관급(5급)으로 갈 수 있다”면서 “특히 대통령실 1년차에 들어간 경우 큰 메리트가 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들은 권 직무대행이 논란이 된 행정요원 우모씨의 직위를 언급하면서 “높은 자리도 아니고 9급”이라고 폄훼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강모씨(27)는 “고작 9급이라고 하는데 그 9급 때문에 수년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공시생들에게는 학원비도 무시 못한다. 1년 동안 숨만 쉬어도 돈이 든다. 이런 취준생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디시인사이드 공시생 갤러리에는 “국민의힘 지지자이지만 소름 돋는다” “서민들은 그 9급조차 겨우 돼서 최저임금을 받아도 물가가 오르든 말든 모르는 체하더니 지(제) 측근은 불쌍하냐”는 글이 올라왔다. 권 원내대표가 우씨를 두고 “최저임금보다 10만원 정도 더 받는데 내가 미안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론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공무원시험 합격은 권성동!”이라는 조롱글이 올라왔다. “권성동 채용비리 대국민 자백”이라는 문구와 함께 공직자 채용에 관해 법령을 위반해 개입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청탁금지법 관련 조항을 달아놓은 글도 보였다.
취업준비생 이모씨(28)는 “그런 채용이 된 것보다 권성동이라는 여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공정성 인식에 처참하고 화가 난다”면서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며 ‘능력, 능력’을 말해놓고 자기들은 ‘내로남불’을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권 직무대행의 사적채용 발언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에 대해 애당초 기대는 없었고 우려는 많았지만 정말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너무 어이가 없고 참담하다”고 글을 남겼다.
구교형·강연주·박하얀·반기웅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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