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 단행에 따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잇달아 올리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이 주가 급락에 이어 추가 타격을 입게 됐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8~9%대에 머물러 있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점차 인상돼 조만간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는 기준금리 변동이 즉각 반영되지 않고 시차를 두고 적용된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 주식을 담보로 잡고 주식 매수자금을 빌려주는 일종의 대출로, 증권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합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산정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9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계좌 가입 방식, 융자 기간에 따라 기존보다 0.25%포인트에서 최대 0.5%포인트까지 올릴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영업점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7일 이내는 기존 연 4.9%에서 4%로 낮아진다. 하지만 60일 초과 융자 금리는 현재 연 8.75%에서 9.9%로 높아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한 대형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해 총 5곳이 됐다. 앞서 KB증권, 하나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일 이자율을 인상했고 NH투자증권도 지난 5일 이자율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들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의 신용융자(영업점) 금리는 현재 1~7일은 연 4.8%, 90일 초과는 연 8.9% 수준이다. 지난달 2일 금리를 올린 메리츠증권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1~7일이 연 5.91%로 높아졌다. 대신증권도 지난 5월 이자율을 61~90일 연 8%, 91일 초과 연 8.5%로 올린 바 있다.
증권사들은 조달금리가 오르는 만큼 이자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수수료 감소분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상으로 메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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