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폐지했다가 BA.4, BA.5 역습에 여건 급변
수백만 추가감염 예상…정부, 일단 긴급회의 소집
마스크를 쓴 호주 브리즈번 여행객들 |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호주에서 코로나19 재확산하자 최근 폐지된 방역 지원금 정책을 되살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호주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이끄는 호주 정부는 1주일에 750호주달러(약 67만원)씩 주던 자가격리 지원금 제도를 지난달 30일 폐지했다.
이 제도는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이끌던 전 정부에서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도입한 지원책이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약 240만 명이 자가격리 지원금을 지급받았으며 예산 130억 호주달러(약 12조원)가 쓰였다.
앨버니지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고 지난 5월23일 취임한 지 약 한 달 만에 이 정책을 폐기했다.
그러나 호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 BA.5 때문에 최근 다시 급증하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WID)에 따르면 13일 기준 호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7천95명으로 집계됐다. 1주일 전보다 13% 늘어났고, 하루 2만명 수준이던 한 달 전보다는 거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같은 날 기준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4천267명으로 역대 최고치(약 5천200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호주 방역 당국은 몇 주 내 확진자 수가 추가로 수백만 명 늘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이 정책을 폐기했다가 갑자기 전방위로 비판받게 됐다.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 퀸즐랜드, 태즈메이니아, 수도준주(ACT) 등의 주지사들이 일제히 지원금 정책을 되살리거나, 적어도 부활 방안을 생각이라도 해보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야권은 물론이고 노동계, 소상공인, 접객업계, 기업 단체들도 지원금 부활을 거세게 요구했다.
14일(현지시간) 피지에서 파안대소하는 앨버니지 호주 총리(오른쪽 2번째) |
태평양제도포럼(PIF) 참석차 태평양 섬나라 피지를 방문 중인 앨버니지 총리는 이 같은 요구와 관련해 일단 18일 내각과 주지사 등이 참여하는 국무회의를 긴급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피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주지사들에게 이따금 만나자고 했었다. 오늘은 여기 있으니 못 만나고, 월요일에 만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가격리 지원금 정책 폐지에 대해서는 "전 정부에서 넘어온 정책이다. 정책과 함께 수조 달러 규모의 빛도 함께 넘어왔다. 이 빚을 새 정부가 책임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팬데믹 대응 예산으로 2019년 이후 총 3천억 호주달러(약 268조원)를 사용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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