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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2050년 핵심광물 6배 필요…"팀코리아, 해외광산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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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Net-Zero. 탄소 순배출 0)을 달성하기 위해 리튬ㆍ코발트ㆍ희토류 같은 핵심광물(Critical Minerals) 수요가 2050년까지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도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 대표부가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청정에너지 전환과 핵심 광물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ㆍ니켈ㆍ코발트ㆍ마그네슘ㆍ흑연은 이차전지의 성능과 수명, 에너지 밀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희토류는 풍력터빈과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에 필수적이며, 전력 송배전망에는 많은 양의 구리ㆍ알루미늄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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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이런 핵심광물이 2020년 대비 4배, 2050년에는 6배가 더 필요하다. 예를들어 전기차를 만들 때 일반 자동차에 비해 6배 많은 핵심광물이 투입되고, 육상 풍력발전소를 만들 때엔 비슷한 크기의 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할 때보다 9배가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핵심광물의 특정 국가 편중이 심하다는 점이다. 리튬ㆍ코발트는 상위 3개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75%를 차지한다. 백금은 남아공, 코발트는 콩고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은 희토류의 60% 이상을 생산하고 있고, 각종 핵심광물의 가공을 주도 하고 있다. 핵심광물은 광산 탐사에서 생산까지 평균 16.5년이 소요된다. 경제성 있는 광산을 찾기 힘들고, 환경오염 우려로 채굴ㆍ정제과정도 규제를 받기 때문에 이런 특정 국가의 독과점 구조가 바뀌기는 힘들다.

우려되는 건 오일쇼크와 같은 수급 불안이다. 4차산업 혁명이 빨라지면서 여기에 필요한 광물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이 충분치 않으면 핵심광물 가격이 폭등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발생한 지난해부터 주요 광물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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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초 ㎏당 48.5위안이던 탄산리튬 가격은 이달 ㎏당 455.5위안으로 9배 이상으로 뛰었다. 코발트는 t당 3만3000달러에서 이달 t당 5만9985달러로 81.7%, 마그네슘은 t당 2110달러에서 3760달러로 78.2% 상승했다.

세계적으로 광물자원을 국유화하고 자원을 무기화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칠레는 리튬 광산을 국유화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 초안을 만들었다. 멕시코 의회는 리튬 탐사ㆍ개발ㆍ채굴 권한을 국영기업에만 맡기겠다는 국유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했고,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와 구리도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지정학적 변수까지 고려하면 우려는 더 커진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급처 다변화를 위한 투자 확대 ▶공급망 전반에 걸친 기술 개발 ▶재활용 확대 ▶생산자와 소비자간 국제협력 강화 등을 정책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요국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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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회입법조사처


전기차ㆍ배터리 등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한국도 발등의 불이다. ‘자원 쟁탈전’의 포성이 커지고 있는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금속자원 확보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은 세계 4위의 전기자동차 수출 국가로, 전기차 배터리 제조 강국인데 이들 산업이 발전할 수록 금속자원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화석연료 중심 사회에서는 연료 조달이 에너지안보의 핵심이었다면, 기후변화 대응 사회에서는 금속자원 확보가 에너지안보의 중심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원화된 금속자원 비축제도의 일원화 ▶금속자원 비축계획의 조속한 수립 ▶희유금속 공급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투자 ▶금속자원이 포함된 폐자원 재활용 정책 등을 주문했다. 정부도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에 동참하고, 핵심광물 비축량을 늘리는 등의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해외 자원개발 산업생태계 회복도 추진한다.



"기업·정부 ‘팀코리아’로 나서야"



관련 업계에선 지난 10년간 사실상 방치돼왔던 해외 자원개발 사업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외자원개발 신규사업 건수는 2012년 33건에서 2020년 2건으로 줄었다. 공기업 자원개발 투자는 2011년 70억 달러에서 2020년 7억 달러로, 민간기업 융자예산은 2010년 3093억원에서 2022년 34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한국은 불과 10년전만해도 중국ㆍ일본처럼 적극적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 상당량의 자원을 확보했지만, MB정부 이후 해외 자원개발은 적폐로 낙인 찍히며 경쟁력을 잃어버렸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규모가 크고 자금력이 있는 공기업과 민간이 함께 자원영토 확장에 나서고, 정부는 자원외교로 이를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ㆍ공기업ㆍ민간ㆍ연구기관이 ‘팀코리아’로 움직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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