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한남동 한남근린공원 조성 예정 부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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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4600억원 규모의 토지보상비가 예상돼 '혈세 낭비' 지적을 받고 있는 용산구 한남근린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 사실상 민관합동 개발로 가닥을 잡았다. 최대한 관련 예산 지출을 아끼라는 오세훈 시장 의중을 반영한 것이다.
해당 부지에 민간기업이 공연장 등 수익시설을 건립토록 허용하되, 해당 업체가 시와 보상비를 분담하는 방안(머니투데이 6월24일 "4600억 보상비 줄인다"...서울시, 한남공원에 민간 공연장 설치 검토 기사 참조)이 유력하다. 시는 이를 위해 당초 올해 추경 예산에 반영하려던 보상비 재원 편성을 다시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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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차 추경안에 한남공원 보상비 미포함…예산지출 우선순위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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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시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6조3709억원 규모 2차 추경 예산안에 한남근린공원 조성을 위한 보상비는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시는 한남근린공원 부지(면적 2만8319㎡) 확보를 위해 연내 1800억원의 보상비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관련법상 이곳에 예정대로 공원을 조성하려면 시가 실시계획 인가 5년 내로 땅 소유주인 부영주택에 토지보상금 총액의 3분의 2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부지 공원조성 사업은 2020년 6월 25일 실시계획이 고시됐다. 이에 따라 시는 2025년 6월 24일까지 약 3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2년 이내 약 1600억원의 잔금을 치러야 공원을 만들 수 있다. 제때 보상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해당 부지 공원 지정이 실효되고 기존 용도인 1종 주거지역으로 환원된다.
하지만 오 시장이 강조한 '약자와의 동행' 프로젝트를 비롯해 코로나 일상회복과 물가상승 대응 등 급변하는 여건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시의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시내 대표 부촌(富村)에 들어설 공원조성 사업은 예산지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이 때문에 공원조성 계획은 유지하되 최대한 시 예산을 아끼는 방안을 민간참여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시는 한남공원 기본계획 수립 검토 과정에서 공원 성격을 근린공원에서 문화공원으로 변경해 건축물 설치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기업 참여를 유도하는 보완책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추경에서 토지보상비 재원이 빠진 이유는 최근 공원조성에 민간기업 참여 등 보완책이 검토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기본계획이 확정되면 내년 본예산에 보상비 재원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예산을 최대한 절감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6월 말 시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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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4600억 들여 동네 주민 위한 공원 만드는 게 맞나 고민"…부영주택과 소송전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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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한남공원 조성에 과도한 예산을 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난달 말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한남공원 조성과 관련 "4600억원을 들여 그 동네 주민을 위한 근린공원을 만드는 게 맞는지 고민이 있었다"며 "문화공원으로 만들면 (외부에서) 자금도 마련할 수 있고, 주민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남공원 조성이 예정된 용산구 한남동 670 일대는 인근에 나인원한남, 한남더힐 등 초고가주택이 들어선 알짜부지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기정비소로 쓰이다 미군에 공여한 뒤 정비시설과 미군 가족주택, 체육시설 등이 지어졌다. 이후 소유권이 민간으로 이전됐고 2014년 현 소유주인 부영주택이 약 1200억원에 사들였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실효를 앞두고 시가 2020년 6월 다시 공원조성 실시계획을 확정하자 부영주택이 처분 무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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