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까지 겹쳐 유가 하락
전문가들 유가하락은 엇갈려
“공급부족·러시아 리스크로 ↑”
“경기둔화로 수요 줄어 하강”
국내 휘발윳값도 영향 받을 듯
“3주 이내 ℓ당 150원 인하 기대”
국제 유가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95.64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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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하락세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고유가 행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13일 국제유가가 하룻밤 사이 100달러 미만으로 내려앉았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8.25% 떨어져 95.84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7.61% 떨어져 99.49달러를 찍었다. 한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102.16달러로 1.87% 떨어졌다. 지난 6일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바로 반등했는데 일주일 만에 다시 하락한 것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지난 4월11일 이후 석달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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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제유가 하락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데다,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종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산업활동이 위축돼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달러강세 현상 역시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를 보유한 국가들의 원유 구매 비용을 높이면서 원유 수요를 억제해 유가가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이번 하락은 일시적인 조정으로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유가가 계속 고공행진을 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태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장은 “수요·공급 자체에 의해서만 결정하기에는 정치적인 부분을 고려할 게 너무 많다”며 “지금 주요7개국(G7)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의 가격 상한제를 두자는 논의가 진행 중인데, 여기에 러시아가 또 수출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면 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 전우제 분석가 역시 “러시아의 공급 차질과 최근 무더위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큰 폭의 공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강세가 꺾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전규연 하나증권의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 원유가격이) 85~120달러 수준에서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라면서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유가는 고점에서 하강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터(ℓ)당 2000원을 훌쩍 넘은 국내 휘발윳값을 비롯한 기름값은 당분간 소폭이나마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를 보면, 서울 최저가 주유소의 리터당 휘발유 평균 가격은 2128원이었고, 경유는 2171원이었다. 그나마 평균 2200원을 넘긴 지난달 30일과 비교하면 소폭 내려간 상태다. 지난 1일부터 정부가 유류세 추가 인하를 적용하고 주유소들의 재고 소진 기간인 1~2주가 지나 인하분이 반영된 영향이다. 향후 국내 기름값과 관련해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지난주 두바이유는 배럴당 6.7달러 떨어졌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휘발유, 경유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현물제품 가격은 18달러 이상 떨어졌다”며 “그 가격이 정유사 공급분에 반영되는 기간(1주), 주유소 재고 소진기간(최대 2주)을 고려하면 3주 이내에 리터당 150원 내외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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