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로버슨 소더비 인스티튜트 학과장 하나은행 미술아카데미 강연
(서울=뉴스1) 김수경 기자 =
경매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를 손꼽으라면 단연 피카소다. 최근 중국 작가들이 경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전히 피카소는 블루칩 중 블루칩이다.
2010년 5월 뉴욕 크리스티에서 낙찰된 '누드 녹색잎과 상반신' 그림은 무려 1억610만달러에 팔렸다. 1000억원이 넘었다. 후에 뭉크의 절규나 세잔의 카드하는 사람들 등이 최고가 기록을 깼지만 피카소 작품의 위력은 여전하다.
![]() |
에드워드 버라 'The Common Stair'. © News1 |
경매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를 손꼽으라면 단연 피카소다. 최근 중국 작가들이 경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전히 피카소는 블루칩 중 블루칩이다.
2010년 5월 뉴욕 크리스티에서 낙찰된 '누드 녹색잎과 상반신' 그림은 무려 1억610만달러에 팔렸다. 1000억원이 넘었다. 후에 뭉크의 절규나 세잔의 카드하는 사람들 등이 최고가 기록을 깼지만 피카소 작품의 위력은 여전하다.
미술 애호가라면 피카소 작품에 대한 소망이 있다. 언젠가는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 피카소다.
피카소에 견줄만한 작품인데 여전히 값어치는 수십분의 일이라면? 한번 베팅할만한 그림이 되지 않을까.
이안 로버슨 소더비 인스티튜트 학과장은 최근 하나은행이 주최한 미술 아카데미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라"고 조언했다.
로버슨 학과장은 영국 화가 에드워드 버라(1905-1976)를 피카소에 견주며 추천했다. 에드워드 버라의 일상의 계단(The Common Stair)는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122만9550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피카소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고 독특한 화풍을 보이지만 애호가들만 알 뿐 대중들에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유화작품을 12점 밖에 남기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
로버슨 학과장은 "피카소와 같은 시대 작가인데 시장에서 저평가된 상태다"며 "영국 화가인 스탠리 스펜서, 로렌스 스테판 로우리 등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눈여겨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
이안 로버슨 소더비 인스티튜트 학과장이 1일 서울 삼성동 글로벌뱅킹센터에서 미술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하나은행 제공). © News1 |
하나은행은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미술 시장 등 문화 강연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다. 최근엔 VIP고객 40여명을 대상으로 하나골드클럽 미술아카데미를 열었다. 이안 로버슨 소더비 인스티티트 학과장이 강사로 나서 미술품 투자시 주의해야할 유의사항을 일러줬다.
![]() |
폴 세잔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 AFP=News1 |
로버슨 학과장은 '슈퍼 리치의 미술품 구매 패턴을 따라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최근 글로벌 미술 시장에선 최고가 거래 기록이 연일 나와 미술시장이 활황기를 회복했다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로버슨은 이같은 현상을 '그들만의 얘기'라고 일축했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의 명화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은 2011년 역대 최고가인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에 팔렸다. 경매 시장을 통하지 않은 사적거래지만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로버슨 학과장은 "역대 미술품 최고 거래가를 경신한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구매자는 카타르 왕족 공주다"라며 "슈퍼리치들에겐 미술품은 트로피와 같기 때문에 이들처럼 투자하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미술 투자에 나서려면 꼼꼼이 공부하고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싸다고 무턱대고 살 것도 아니고 유명작가라고 무작정 투자할 것도 아니다. 진품인지 가품인지 여부도 챙겨야 하고 시대의 흐름과 작가의 주기 등도 감안해야 한다.
로버슨 학과장은 "작품 구입시 수수료, 보관비, 경제성장률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은행에 돈을 맡겼을 때보다 수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액수상 증가한 것 같아도 사실상 손해인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유명작가라고 무작정 작품을 구입해서는 안된다"며 "앙투안느 드 로름므(Antoine de Lorme)의 1667년 작품인 로테르담 로센스 교회 내부를 그린 그림은 2007년엔 18억원을 호가했지만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은 2013년에도 고작 1000만원에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작가의 작품이 18억원과 1000만원이라는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그림 속에 담겨 있다"며 "1000만원대 작품은 색채가 어둡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
빈센트 반 고흐 '의사 가셰의 초상'. © News1 |
네덜란드 후기 인상주의 작가 빈센트 반 고흐는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세계적인 작가다. 그의 작품인 '의사 가셰의 초상(1890)'은 1897년에 반 고흐의 누이동생이 300프랑에 판 뒤 1990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일본인 사업가가 8250만달러(한화 약 935억)에 샀다. 그리고 현재 이 그림은 1억4650만달러(한화 약 1661억원)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반 고흐 그림이 늘 인기 가도를 달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로버슨 학과장은 "반 고흐 그림시장은 약 8년간 급격하게 가격이 하락하다가 1992년부터 조금씩 회복됐다"며 "반 고흐 작품이라고 고가에 구입했다가 트렌드 변화 때문에 싼값에 팔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술시장에서 트렌드 변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인상주의 화가 작품이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에는 현대미술이 강세다. 잭슨 폴락이나 데미안 허스트 등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이다.
![]() |
장 다첸의 푸춘산 절경을 담은 수묵담채화. © News1 |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차이나 파워는 또 다른 얘기다. 중국미술시장은 전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중국 시장에선 여전히 1000년도 더 된 '강산'을 좋아한다.
로버슨 학과장은 "중국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유행하는 현대미술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다"며 "중국에서는 서양작품 보다는 붓으로 그린 수묵담채화, 서체 등이 인기"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인들은 푸춘강 등 옛날부터 문인화가가 그렸던 소재를 선호한다"며 "중국 고대작품인줄 알고 살펴보면 맨 아래 장 다첸 사인이 아주 조그맣게 새겨져 있다"고 전했다.
또 "장 다첸, 치바이스, 푸바오스 등의 중국서화는 경매시장서 피카소 못지 않은 놀라운 인기를 끌었다"며 "치바이스 작품의 경우 2011년에만 159%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
에드가 드가 조각품 '발레복을 입은 소녀'. © AFP=News1 |
모조품에 대한 주의는 초보자도 들어본 얘기다. 모조품이 아니어도 진품 대접을 못받는 경우도 왕왕 있다.
프랑스 화가 에드가 드가가 생전에 만든 조각품 '발레복을 입은 소녀'는 200억원을 호가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드가가 죽은 뒤 탄생한 동일한 이름의 조각품은 몇 백만원밖에 안 한다. 드가가 만들어 놓은 조각틀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확실히 드가가 직접 만든 작품보다 생동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로버슨 학과장은 "조각품의 경우 작가가 작고한 다음에도 같은 버전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작가가 생전에 만든 게 맞는지, 에디션 중 몇 번째인지 등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모조품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진품 여부를 판단해 줄 기관에 의뢰하라며 "모네의 작품은 빌덴스타인(Wildenstein) 재단에서, 앤디워홀 작품은 앤디워홀 재단에서 진품이라 인정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