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안보 위원회 위원들과의 화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C)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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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등을 향해 '재앙'이란 단어까지 언급하며 에너지 숨통을 더욱 조이자 국제유가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50년 전 '오일쇼크'에 비견될 정도의 공급난 가중으로 유가 포함 에너지 가격 전반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반면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공장 폐쇄 등으로 경기가 침체 돼 유가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팽팽히 맞섰다.
11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열흘간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수송하던 '노르트스트림 1' 파이프라인 가동이 중단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국제관계 경색 이후 이미 수송량이 기존 대비 40%로 줄었었지만 이마저도 아예 중단되는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자 지난 8일 "제재가 추가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유럽 각국 정부는 민간과 산업계에 에너지 절약 혹은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유럽 주요 발전원인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이미 전기료는 폭등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영국 가계 전기료는 2020년의 세 배 수준인 최대 3400파운드(530만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국내 에너지 업계는 최근 상승세가 주춤했던 유가가 푸틴 대통령의 도발로 재차 치솟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유럽에서의 천연가스 공급량 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에너지 가격 전반에 대한 상승세를 불러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몇몇 기업들은 기존 가스 발전원의 연료를 석유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산업용 등·경유 수급이 지금보다 더 빠듯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로이터에 따르면 프랑스 일부 기업들은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으로 정전 사태에 대비해 기존 가스 발전원에 석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비 전환에 돌입했다. 지난 2일 JP모건은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석유생산 줄이기에 나서면 최악의 경우 유가는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최근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공장 셧다운 사례가 확산한다면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오히려 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맞선다. 지난 5일 씨티 그룹은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침체 수준으로 둔화될 때 올 연말 유가는 배럴당 65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경기침체가 없다는 가정에서 유가도 85달러로 예측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전망이 60달러대에서 300달러대까지 나오고 있어 현재 유가 향방을 논하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 이후 각종 경기지표들이 나올 이번 한 달간 유가 변동성이 매우 높을 수 있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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