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적 끊긴 마카오 거리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금처럼 준(準)봉쇄 상황이 된 것은 처음입니다. 지난주까지 여섯 차례 전수 검사가 진행됐고 이번 주 다시 네 차례 전수 검사가 진행됩니다. 그 사이사이 매일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고요."
인구 약 60만명의 마카오가 11일부터 준 봉쇄 상황에 들어간 가운데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 최준혁 씨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9년부터 마카오에 사는 최씨는 "2020년 코로나19 발병 이후 마카오가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2년반 동안 누적 감염자가 100명도 안됐는데 지난달 중순 이후 지금까지 1천500명이 감염돼 비상이 걸렸다"며 "정부가 최초 감염자를 찾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감염이 급속히 확산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슈퍼마켓을 가려고 한번 외출했는데 거리에 인적이 뚝 끊겼고 경찰이 순찰하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을 단속하고 있다"며 "산책하러 나갈 수도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이를 허가하는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마카오 정부는 이날부터 18일까지 슈퍼마켓과 병원 등 필수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부분의 영업 활동을 중단시켰다.
식당은 포장음식 판매만 가능하며, 모든 주민은 긴급한 용무나 생필품 구매가 아니면 집에 머물러야 한다.
앞서 마카오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달 18일 이후 학교와 공공시설, 유흥시설 등을 차례로 폐쇄했다.
그 와중에도 세수의 80%를 책임지는 카지노만은 영업을 계속 허용했으나 계속되는 전수 검사에도 감염자가 늘어나자 결국 카지노도 이날부터 문을 닫게 했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누적 감염자 수는 1천526명이다.
마카오 |
그나마 중국식 완전 봉쇄가 단행되지는 않았지만, 마카오 당국은 감염자가 계속 발생할 경우 지금과 같은 준 봉쇄 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준 봉쇄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어제 사람들이 슈퍼마켓 등지에 장을 보려고 엄청 많이 나왔지만 오늘은 별다른 혼잡은 없었다"며 "정부도 물건이 충분하니 사재기를 하지 말라고 안내를 계속하고 있고 아직까지 슈퍼마켓에 물건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상황이 18일이면 끝날지 알 수 없고, 2년반 넘게 이어진 국경 봉쇄로 홍콩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으로부터 안내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 등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마카오는 홍콩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함께 관할하는데, 마카오와 홍콩 간 국경도 봉쇄되면서 홍콩 총영사관 직원들도 마카오에 2년 넘게 가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한때 마카오에 한국 교민이 2천명 정도였는데 코로나로 다 떠나면서 지금은 200∼300명 정도 남은 것 같다"며 "한인회도 유명무실해졌고 한국 총영사관과 접촉도 못 하면서 여기 교민들은 마카오 정부로부터도, 한국 정부로부터도 소외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넘게 국경을 봉쇄하면서 실업자가 많이 발생하는 등 마카오 경제가 굉장히 심각한데 하루빨리 상황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카오의 코로나19 검사 대기줄 |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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