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품위유지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 소명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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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뒤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당 대표 권한으로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며 항전을 예고했다. 대표 사퇴를 일축하고, 윤리위 재심 청구와 법원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조치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원 가입 독려 글을 올렸다. 법적 투쟁과는 별도로 세 결집을 통한 정치적 항전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리위 규정을 보면 윤리위의 징계 결과 징계 처분권이라고 하는 것이 당 대표에게 있다”며 “(징계를) 납득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우선 징계 처분을 보류할 그런 생각”이라고 밝혔다. ‘징계 의결에 따른 처분은 당 대표 또는 그 위임을 받은 주요 당직자가 행한다’는 당 윤리위 규정에 기댄 발언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처분이 납득 가능한 시점이 되면 그건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판단해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상 이 대표는 징계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생각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따져볼 쟁점이 남아있는데, 윤리위가 빠르게 징계를 결정한 것이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금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그런데도)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는 것은 저는 아무래도 윤리위원회의 형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JTBC에서 이번 윤리위에 대한 윗선 의혹이 있다고 보도를 했고 그에 대한 후속 보도도 계속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시점에 윤리위가 그런 고려없이 이렇게 빠르게 판단한 것이 의아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국민의힘의 당원이 되는 빠르고 쉬운 길. 온라인 당원가입”이라는 글을 올리고 ‘국민의힘 온라인 입당’ 링크를 공유했다. 이 대표는 해당 게시글에서 “한 달에 당비 1000원 납부약정하면 3개월 뒤 책임당원이 되어 국민의힘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3분이면 된다”고 말했다. 중징계 처분을 받은 당일 당원 가입 독려 글을 올린 것이다.
이는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진 이 대표가 자신의 영향력을 내세우려는 행동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임기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예전보다 더 큰 당이 됐다”고 자신의 성과를 내세운 바 있다. 국민의힘 당원은 이 대표 취임 전 20만명 남짓 숫자에서 현재 80만명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2030세대, 특히 20대 남성 지지층을 향해 보낸 결집 신호로 보인다. 2030세대 일부 남성은 이 대표 징계 여부가 논의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을 형성했으며, 일부는 당원 탈퇴 움직임을 보였다.
앞서 윤리위는 이날 새벽 2시40분쯤 이 대표에 대해 성비위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 위반을 사유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의 핵심 측근이자 성비위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된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선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징계를 결정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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