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안타깝다"…'이준석 징계' 거리두기 하면서 파장에 촉각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두고 8일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중징계 정당성에 대한 판단, 국민의힘 내부 수습책에 대한 의견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대표 문제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향후 여권 전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이 대표 중징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으로서 늘 제가 말씀드렸지만 당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당을 수습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당으로 나가는 데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여튼 당의 의원들과 모든 당원들이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조속히 잘 극복해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표 문제에 윤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낼 경우 정치적 파장이 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중징계를 ‘윤핵관’(윤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과의 세력 다툼의 결과로 여기는 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해석을 부추기는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역시 윤 대통령 기조에 맞춰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를 찾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난 이진복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비서실에서 당의 상황에 대해서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윤리위 결정 이후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이야기하는 정도였다고 전하면서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정당도 아니고, 커리어와 역사가 있는데 잘 해결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발언을 아낀 데 대해선 “대통령은 일반 당원이라 당 운영에 무슨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발언하는 게) 오히려 옳지 못하게 보일 수 있으니, 당의 기구들이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고…”라고 했다.

그간 대통령실 내부에선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조심스레 예측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국정과제를 뒷받침해야 할 여당이 대혼란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민심의 향방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현상)를 넘어 30%선 붕괴를 맞딱드렸다. 이에 더해 여당에서도 안정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여권 전체에 대한 민심의 신뢰가 함께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윤 대통령의 인선 관련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은 점도 이 대표 징계 사태와 엮여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6촌 인척인 최모 선임행정관 채용을 “제가 정치 처음할 때부터 이마빌딩이랑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선거운동 같이 해온 동지”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관련 업무를 해 온 만큼 인척 관계를 떠나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이라는 취지의 대답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순방에 동행한 민간인 신모씨 논란을 두고는 “나토 수행 문제는 대변인이 이미 말씀드렸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원모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인 신씨가 순방에 참여한 것을 두고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밝힌 바 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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