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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울먹' 이준석 중징계 사실상 '대표직 박탈'···與, 권력투쟁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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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윤리위 "소명 믿기 어려워···성접대 의혹 판단안해"

김철근 '당원권 정지 2년' 결정···李 불복 전망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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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다. 여당 대표가 이 같은 중징계를 받은 것을 사상 초유의 일로, 국민의힘은 경랑에 휩쌓일 전망이다.

당장 당내에선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높아지는 가운데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둔 차기 당권주자들의 내부 권력투쟁도 조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의사결정의 길잡이가 되어야 할 당헌·당규를 놓고도 해석이 분분해 당분간 '이준석 징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도 이 대표가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원권 6개월 정치···사상 초유의 중징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 결정을 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로 반년 동안 직무 수행이 어렵게 되면서 정치 생명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집권 여당 현직 대표에 대한 사상 초유의 중징계 결정으로 인해 국민의힘은 리더십 재정립 등을 두고 시계제로 상태에 놓이는 등 당분간 극심한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리위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새벽 2시 45분께까지 국회 본관에서 약 8시간에 걸친 심야 마라톤 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소명을 듣고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이 같은 징계 결정을 내렸다. 지난 4월 21일 윤리위의 징계 절차 개시가 결정된 지 78일 만이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징계 결정 사유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이하 당원은 윤리규칙 4조 1항에 따라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하여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근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 당원은 김 실장이 지난 1월 대전에서 장모 씨를 만나 성상납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작성받고 7억 원 상당 투자유치약속 증서를 작성해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소명했으나, 윤리위가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위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성 상납 의혹 사건 관련 증거 인멸에 나섰다는 의혹을 윤리위가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위원장은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닌 성 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그간 이준석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을 참작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했다.

윤리위는 이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된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고강도 징계 결정을 했다. 윤리위 징계 처분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경고부터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중징계까지 총 4단계가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결정에 불복할 경우 징계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윤리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징계는 빠르면 18일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다만, 이 대표가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윤리위가 이를 이유 없음으로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당규에는 '당 대표가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윤리위원회 징계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하지만, 제척 사유 등 논란으로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표에게 중징계가 내려져 사실상 '당 대표 궐위' 상태가 되면서, 당헌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 대행을 맡게 될 전망이다. 당 기조국 관계자는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징계 효력은 지금부터 시작되며, 권성동 원내대표가 곧바로 당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부인해 온 이 대표는 여론전 등을 통해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단 이번 결정으로 리더십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이 대표는 징계를 수용할 수 없으며,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리위 재심 청구,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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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불가피···"즉시 직무정지" vs "열흘 소명 기간 있다">

이 대표의 직무가 정확히 어느 시점부터 정지되는지를 두고 당내 해석과 이 대표 측 해석이 엇갈린다. 당에서는 당원권 정지 결정이 나온 순간부터 이 대표가 당 대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해석이 일차적으로 나온다. 이 경우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이번 결정의 후폭풍을 수습하게 된다.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대표 선출전까지는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중 최고위원 선거 득표순으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된 당헌 29조를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열흘 간 소명 기간을 거친 뒤부터 직무가 정지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당헌에 명시된 윤리위원회 규정 중 재심청구 관련 조항이 적용된다는 논리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열흘 간 소명 기회가 있기 때문에 윤리위 징계 즉시 직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도 이 대표가 주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시 전당대회'로 차기 지도부 선출 이뤄질까>

이 대표의 최종적인 거취는 경찰 수사 결과와 당 안팎의 여론 등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일단 당원권 정지 기간 6개월이 지난 뒤 당 대표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당내에선 대표 궐위 상황을 전제로 차기 지도체제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우선 '징검다리 전당대회'(임시 전당대회) 시나리오가 있다.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이면 60일 이내에 임시 전당대회를 열도록 한 당헌 규정에 따른 것이다. 임시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대표는 이 대표의 임기인 내년 6월까지만 당 대표직을 수행하므로 총선 공천권이 없다.

내년 6월까지 약 9개월간 전국 당협위원회 구석구석을 다지는 동시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당 대표 지위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자주 교감할 수 있다는 점도 정치적 메리트로 꼽힌다. 징검다리 대표를 맡아 내년 6월까지 당 혼란을 잘 수습한다면 정식 전당대회에 재도전할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벌써 당내에선 주자들이 물밑에서 경쟁 중이란 얘기도 나온다. 당 안팎에선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이나 인수위원장으로 활약한 뒤 입당한 안철수 의원이 임시 전당대회에 나설만한 당권주자로 꼽힌다.

<비대위 전환?···임기 2년 당대표 선출 주장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가능성도 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 연말 정도까지 비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한 뒤 이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내로 좁혀지는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전당대회를 치르게 된다. 이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대표는 임기 2년으로, 총선 공천권까지 갖게 된다. 이는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선호하는 안으로 알려져 있다.

권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 당장 원내대표를 사임하기에 정치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비대위'를 거쳐 원내대표 임기를 마무리한 내년 상반기 중 전대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여기에 비대위원장이 원외 인사라면 상대적으로 권 원내대표에게 정치적 주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거론된다. 여러모로 '비대위 시나리오'가 권 원내대표에게 유리한 그림이라는 얘기다.

당내에선 이 대표 징계 후 당헌·당규를 개정해 정식 전당대회를 치르고, 임기 2년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헌·당규를 해석하거나 개정하는 과정에서 당권 주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내홍이 증폭될 우려도 적지 않다.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시나리오가 분분한 가운데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를 반박하며 정면 대응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당장 윤리위 재심 청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당 대표 권한으로 윤리위 해체, 최고위를 통한 윤리위 결정 무효화 등이 이 대표가 취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이철균 기자 fusionc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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