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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추신수 이대호의 ‘운명 교향곡’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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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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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롯데전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친 SSG 추신수가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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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둘은 마지막 타자였다. SSG와 롯데가 맞붙은 5일 SSG 랜더스필드. 3-3 동점인 채 9회로 돌입했다. 롯데 이대호(40)에겐 타석 기회가 없어 보였다. 7번 타자부터 타순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3번 이대호까지 오려면 적어도 세 명의 타자가 살아나가야 한다. 9회 말 추신수(40·SSG)에겐 100% 기회가 주어진다. 세 번째 타순이어서 앞선 두 타자가 모두 아웃당해도 기회는 남는다.

공교롭게도 이대호와 추신수에게 2사 후 마지막 타석 기회가 주어졌다. 먼저 9회 초 이대호. 2사 만루의 푸짐한 잔칫상이 차려졌다. 절정에 이른 검객의 칼날이 부르르 떨었다. 안타 하나면 2점이었다.

이대호는 5일 현재 타율 2위(0.343), 최다안타 3위(99개)에 올라 있는 강호 제일 검객. 롯데 팬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쉴 지경이었다. 롯데는 선발 박세웅에 이어 구승민, 최준용까지 투입했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공교롭게도 SSG 마운드에는 서진용이 올라와 있었다. 이대호의 대동중-경남고 후배다. 서진용은 5구 연속 포크볼을 던졌다. 나중에 추신수를 상대한 롯데 배터리 역시 4구 연속 포크볼만 고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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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롯데 이대호는 추신수와의 올스타 경쟁에서 이겼다. /사진=뉴시스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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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볼은 잘 떨어지면 명약이지만 잘 못 떨어지면 독약이다. 서진용의 5구째 포크볼은 명약이었다. 이대호 정도 타자면 3-3 동점 9회 2사 만루서 어떤 타격을 해야 하는 지를 안다.

최대한 욕심을 배제하고 가볍게 밀어 쳤으나 우익수 플라이. 타자가 잘 못 친 게 아니라 투수의 공이 제대로 떨어졌다. 잘 떨어진 포크볼은 제 아무리 명검이라도 속수무책이다.

이번엔 9회 말 추신수 차례. 롯데 마운드의 김원중 역시 포크볼의 달인이다. 선두타자 이재원을 포크볼로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다음 타자 크론은 같은 구종을 앞세워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투수의 기세가 등등했다.

김원중은 추신수에게도 내리 3개의 포크볼을 던졌다. 볼카운트를 1-2로 유리하게 이끌었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이 타이밍에 하나쯤 직구 유인구를 던졌으면 어떨까 싶었다. 똑같은 구질이 연속해서 들어오면 눈에 익게 된다. 잘 떨어진 포크볼은 눈에 들어와도 치기 힘들지만.

공교롭게도 롯데 포수 정보근은 추신수의 부산 수영초등학교 후배다. 프로 5년차지만 포수로는 아직 짧은 경력이다. 3구째 포크볼에 추신수가 크게 헛스윙하자 롯데 배터리는 확신한 듯하다.

포크볼이 통한다. 그러나 상대는 산전, 수전에 메이저리그까지 섭렵한 무림의 초 절정고수다. 포크볼이 앞선 공보다 조금 덜 떨어지자 여지없이 배트를 돌렸다. 끝내기 홈런. 이날 처음 야구장을 찾은 추신수의 가족과 정용진 구단주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날(4일) 올스타 베스트12 발표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추신수와 이대호는 드림팀 지명타자를 놓고 경쟁했다. 이대호가 앞서 16일 벌어지는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이날 이후 이대호는 은퇴투어에 돌입한다. 추신수는 아직 은퇴 언급이 없다. 이대호는 우승 없이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우승 후 은퇴 꿈이 가능하다. SSG는 5일 현재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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