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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朴 겨냥해 소주병 던진 40대男 징역 3년 구형…피고 측 “맞추려 한 게 아냐” 무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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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죄송. 선처해주면 허황된 생각 접고 정신병원 입원해 장애 고치고 母 성실히 보살피겠다”

세계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진 A씨가 지난 3월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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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을 던진 혐의(특수상해미수)로 기소된 40대에게 징역 3년이 구형됐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5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 1부(임동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47)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이 자리에서 “피고인이 법원에서 인민혁명당을 알리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만, 경찰, 검찰 그리고 법원에 이르기까지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어 주장에 신빙성이 없고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계획, 의도가 보이며 가까이 다가가 준비한 범행도구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사다리 위에 올라가 피해자를 맞출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이에 A씨 측 변호사는 “피고인은 피해자 인근에 있는 지점에 소주병을 던져서 인혁당과 관련된 자신의 홈페이지를 홍보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가 일직선상에 있지 않았고 상당한 거리가 있었기에 피해자를 맞추려고 한 부분은 아니다”라며 무죄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져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은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번에 선처를 해주신다면 허황된 생각은 접고 정신병원에 입원해 정신 장애를 고치고 어머니를 성실히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3월24일 낮 12시18분쯤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사저 인근에 도착해 인사말을 하는 박 전 대통령이 있는 쪽으로 소주병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인혁당 사건 사과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당시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의 3m가량 앞에 떨어졌고 파편이 1m 앞까지 튀기도 했으나 다친 이는 없었다.

A씨는 현장에서 체포된 직후 박 전 대통령이 인혁당 사건 관계자에게 사과하지 않은 데 반감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으나 인혁당 사건 피해자와 유족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년 전부터 인혁당 사건에 관심이 있었으며, 자신이 태어난 해인 1974년에 인혁당 재건위원회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던진 소주병뿐만 아니라 경호를 위해 설치한 철제 펜스 등을 끊기 위한 쇠톱, 커터칼 등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날 검찰의 구형 전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과 피고인에 대한 신문도 진행됐다.

가방에서 소주병을 꺼낸 A씨를 발견해 제지한 경찰관은 이 자리에서 “피해자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려고 할 때 피고인은 마치 기자처럼 사다리 위에 올라간 뒤 휴대전화로 촬영했다”며 “이어 카메라를 가방에 넣은 뒤 소주병의 뚜껑을 잡고 머리 뒤로 젖힌 뒤 던졌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를 살해·상해할 목적’으로 허위 진술한 이유는 당시 범행을 저지르고 심적으로 들떠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법정에 서 있으니 모든 것이 정리되고 인혁당과 관련된 제 홈페이지를 알리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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