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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이슈 [연재] 매일경제 '이종열의 진짜타자'

완성형 타자 이정후의 타격 비결 ‘준비자세 0.15초’ [이종열의 진짜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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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역대 최연소 6년 연속 100안타 고지를 밟은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24).

지난 시즌 타격 왕을 차지하며 타격 기계라는 호칭에서 이제는 타격 AI(인공지능)까지로 진화했다. 더욱이 올 시즌에는 홈런 14개를 때려내며 홈런 랭킹 2위로 장타력까지 장착했다.

이정후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른 준비 자세다. 타자가 타격하기 위해 배트를 휘두르기 위해서는 대략 0.3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중 스윙 전 0.15초가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이정후는 이 시간을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을 통해 완성형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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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사진=MK스포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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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던지는 145km의 속구가 대략 0.4초에 포수미트에 들어온다. 또한 타자가 눈으로 뭔가를 보고 의식적으로 근육이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0.15초라고 한다.’ (야구의 물리학). 이정후는 이 0.15초의 귀중한 시간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준비동작에서 앞다리를 뒤로 보내면서 완전한 출발 자세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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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이정후의 스트라이드 방법


사진1에서 보면, 이정후의 출발은 오른발이 왼발 쪽으로 들어온 후 시작된다. 이 자세가 다른 선수보다 빠르게 몸을 움직이기 위한 0.15초를 만든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뒷다리인 왼발의 무릎은 투수를 향해 살짝 돌아가 있는 자세로 빠른 출발이 가능하며 배트는 정확하게 파워 포지션에 있다. 이는 지금 자세에서도 언제든 타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후는 이 자세에서 스트라이드를 통해 힘을 앞으로 전달하며 상대 투수의 구종, 코스 등을 확인하고 공략하기에 정타와 힘이 실린 타구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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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이정후의 콘택트 포인트


사진2의 이정후 자세를 보면, 상체가 뒤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 아마도 올 시즌 이 자세를 통해 더 정확한 콘택트 포인트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 투수가 던지는 볼은 마운드의 높이와 투수의 높이를 더하면 대략 2m 내외의 높이인데,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 하기 위해서는 대략 90cm 정도 밑으로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타자가 정타를 만들기 위해서는 볼이 내려오는 만큼 위로 올려 치는 자세가 필요한데 그 자세를 이정후가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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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이정후 타격 연결 동작


이정후 자세는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다. 보통은 스트라이드를 투수 방향으로 하는 데 반해 이정후는 먼저 뒤로 보냈다가 앞으로 이동한다. 여기에서 이정후만의 가장 큰 특징은 뒤로 보내는 동작에서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치고 언제든 출발할 수 있는 자세가 갖춰진다는 것이다. 즉 타자가 사물을 보고 반응에 필요한 0.15초의 시간을 앞다리를 뒤로 보내면서 만든 후 정교한 타격을 만들고 있다. 이정후는 타고난 재능에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본인만의 타격 기술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진화하는 이정후를 응원한다.

(SBS스포츠 해설위원·야구대표팀 수비 코치)
영상제공=SBS스포츠, 베이스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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