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슈 5세대 이동통신

‘5G 품질평가’ 앞두고 셈범 복잡해진 통신 3사… 주파수 경매 ‘변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연말을 목표로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대상으로 한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 성적서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20년과 지난해 상·하반기로 두 차례 5G 품질 평가를 발표하는 것과 달리, 올해는 연말 한 차례만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평가 대상 기간을 11월 말까지로 예정한 만큼 5G 3.4~3.42㎓(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헤르츠) 주파수를 추가 할당받는 이동통신사가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사 대상 기간이 5월부터인 만큼 실제 추가로 할당받는 5G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 눈에 띌만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당장 11월부터 주파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1만5000국에 달하는 할당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이동통신사들의 본격적인 5G 품질 경쟁은 내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연말 5G 품질 성적서 앞둔 통신 3사…지각변동 ‘촉각’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5G 품질 평가 결과는 12월 말로 예정됐다. 평가 대상 기간은 5월 말부터 11월 말이다.

애초 5G 품질 평가는 2019년 5G 상용화 이후 2020년부터 중간결과와 종합결과 등 두 차례 발표됐다. 4세대 이동통신(LTE)까지는 한 차례만 이뤄졌었지만, 5G 상용화 초기 통신사의 투자 장려를 위한 차원이었다. 이동통신사들은 5G 커버리지(서비스 구역)와 속도 등이 수치화해 발표돼 순위 ‘줄 세우기’로 이어지는 만큼 품질 평가 결과 시기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현재까지 발표된 가장 최근의 5G 품질 평가 결과에서는 SK텔레콤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말 과기정통부가 내놓은 품질 평가 결과를 보면, SK텔레콤이 다운로드, 지연시간, 커버리지 등 5G 서비스 성능을 좌우하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모두 선두를 기록했다.

조선비즈

지하철 5세대(5G)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장비 구축 현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속도에서 929.92Mbps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T(762.50Mbps), LG유플러스(712.01Mbps) 순이다. 지연 시간에서 SK텔레콤은 17.09㎳를 기록했고, LG유플러스(19.32㎳)와 KT(19.41㎳)가 뒤를 이었다. 커버리지에도 2만2118㎢을 기록한 SK텔레콤과 달리,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1만8564㎢, 1만6448㎢에 그쳤다.

올해 연말 발표될 5G 품질 평가에서는 일부 항목에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주파수 할당 경매 접수 마감을 앞둔 3.4~3.42㎓ 대역 20㎒ 폭을 가져가는 이동통신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해당 대역은 기존 LG유플러스가 쓰고 있는 대역(3.42~3.50㎓)과 인접해있다. SK텔레콤과 KT 등이 가져갈 경우 장비 추가 설치와 주파수집성기술(CA) 등을 활용해야 한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별도 투자 없이 단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조선비즈

화웨이 엔지니어들이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 /화웨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추가 확보하면 100㎒를 보유한 SK텔레콤, KT와 동등한 주파수를 확보하게 된다. 주파수 대역 폭이 넓어지면 전송속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도로를 넓힐수록 교통체증이 줄어드는 원리다. 당장 다운로드 속도에서 KT를 넘어설 수 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활용 중인 화웨이의 5G 장비 성능은 국산 업체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는 높은 성능을 내면서도 가격은 국산 업체보다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미국 제재에도 화웨이는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30%가량(매출 기준)을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5G 주파수.



◇ 11월 주파수 활용하려면 1.5만개 기지국 구축해야

당장 LG유플러스가 올해 5G 품질 평가 순위를 뒤흔들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발표하며 1만5000개의 무선국을 구축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LG유플러스의 단독입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일종의 ‘특례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주파수 할당 이후 활용 가능하다고 언급한 시점은 오는 11월이다. 해당 주파수를 11월 곧바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1만5000개의 무선국을 구축하고, 준공검사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의 무선국 구축 현황을 보면 월별 최소 수백개 구축에 그친 적도 있지만, 7000개 이상을 한 달 만에 준공완료하기도 했다. 무선국 구축은 이동통신사 의지에 달린 셈이다.

다만 주파수를 할당받더라도 11월 한 달 동안의 성능 평가로 5월부터 10월까지 평가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품질 평가는 5월부터 이뤄지며 누가 추가 할당받을지는 모르겠지만, 11월 한 달 동안의 성과로 이전까지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한 통신사 관계자도 “기존 계획대로 올해 2월 경매를 진행했다면, 연말 품질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면서도 “올해 (주파수) 적용 시점 등을 고려하면 품질 평가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부터 진행될 품질 평가에서는 일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